연경, 담배의 모든 것
이옥 지음, 안대회 옮김, 휴머니스트(02-335-4422) 펴냄, 1만4천원
휴머니스트 ‘18세기 지식 시리즈’의 첫 두 권이 나왔다. 시리즈는 역동적인 18세기 지식의 최전선에 있던 소품서로 음식과 기술, 꽃과 차, 저택 설계 등을 다룬다. ‘연경’이란 담배의 경전이란 뜻으로 담배의 효과, 단어의 유래, 담배의 신, 성질, 감별, 모조품 변별법, 맛 보강, 물 뿜기, 보관, 담배 피우는 법 등과 그때 나타난 ‘금연’ 주장 등을 자세히 다뤘다. 시리즈의 다른 한 권은 정민이 옮긴 정운경의 이다.
융, 중년을 말하다
대필 샤프 지음, 류가미 옮김, 북북서(02-322-0355) 펴냄, 1만2천원
30대 후반의 노만은 결혼생활이 위기에 처한 뒤 정신분석을 받으러 간다. 그는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자기’를 재조직하라는 긴급한 내적 요청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이 정신분석을 하러 간 주인공이라는 소설 형식으로 심리학자 융의 주된 개념, 페르소나, 그림자, 아니마와 아니무스, 콤플렉스, 적극적 명상, 투사, 성격 유형, 그리고 개성화 등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중년이 30대 후반이라니, 알쏭하긴 하다.
한미FTA, 하나의 협정 엇갈린 ‘진실’
이해영·정인교 지음, 시대의창(02-335-6121) 펴냄, 1만5천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반 양 진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두 명의 맞장토론. 사회는 정남구 논설위원이 맡았다. FTA에 대한 의견 대립은 ‘좋은 경제’에 대한 시각차다. ‘성장률’ ‘1인당 국내총생산’ 같은 지표를 중시하는 시각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시각의 충돌이다. 책은 FTA에 관한 대립되는 거의 모든 논점을 빠뜨리지 않고 다뤘다. FTA 비준의 열쇠는 2008년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이 쥐고 있다.
박노자의 만감일기
박노자 지음, 인물과사상(02-471-4439) 펴냄, 1만4천원
박노자가 블로그에 쓴 글을 모았다. “인터넷, 블로그에 쓰는 일기인 탓에, ‘자신과의 대화’이면서 동시에 상당히 의도적인 ‘남과의 대화’이기도 하다.” 윤치호가 일기에서 고종에게 퍼붓듯 ‘무능하고 뇌물만 챙기는 욕심쟁이’라고 적나라할 수 없고, 이시가와가 성관계에 대해 썼듯 솔직할 수도 없다. “늘 타자의 시선을 의식한다.” 이 한계가 이 중간 지점의 장점이기도 하다. 그는 일부를 열어놓고 토론 대상이 될 만한 민감한 문제에 대해 과감히 소통한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아베 긴야 지음, 양억관 옮김, 한길사(031-955-2015) 펴냄, 1만2천원
‘피리 부는 사나이’의 미스터리를 찾아가는 중세사회사. 저자는 전설 중 ‘어린이들’에 주목한다. 보호 장치 없이 ‘작은 어른’ 취급을 받았던 어린이에게 중세는 어려운 시기였다. 이런 삶을 견디기 어려운 어린이들은 ‘망아의 세계’로 도피해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기도 했다. ‘어린이 십자군’, 에르푸트르의 어린이 무도 행진 등이 그 예다. 중세 시민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같은 저자의 이 함께 나왔다.
쓰레기의 행복한 여행
제라르 베르톨리니·클레르 드라랑드 글, 니콜라 우베쉬 그림, 유하경 옮김, 사계절출판사(031-955-8575) 펴냄, 8800원
버려진 쓰레기는 어디로 사라질까. 그리고 어떻게 재활용되어 다시 태어날까. 4인 가족은 3.96kg의 쓰레기를 버리고 이 중 56.3%는 재활용된다. 16%는 소각되고 27.7%는 매립된다. 소각시설을 가진 지역에서만 쓰레기를 태울 수 있다. 2022년이면 수도권 매립지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책이지만 우리나라에 맞게 각색했다. 쓰레기에 대한 법률과 통계도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수정했다.
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
데이비드 바래시, 나넬 바래시 지음, 박중서 옮김, 사이언스북스(02-517-4263) 펴냄, 1만8천원
수많은 고전과 현대 소설을 통해 진화심리학을 살핀다. 수컷의 ‘부성 불확실성’에서 파생된 성적 질투와 불안은 와 가, 하룻밤을 함께할 여성(창녀)과 오래도록 함께 살 여성(성모)에 대한 남성의 이중성은 가 잘 보여준다. 제인 오스틴과 브론테 자매의 소설은 적령기 여성의 ‘복잡한’ 선택 과정을 보여준다.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 나이, 미모 등을 고려한 선택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에도의 몸을 열다
타이먼 스크리치 지음, 박경희 옮김, 그린비(02-702-2717) 펴냄, 2만원
그림을 통해 18세기 에도시대의 문화를 살핀다. 당시 사형이 벌어진 뒤면 관의들이 뼈와 살이 나뒹구는 형장의 주검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그리고 주검의 해부 허락을 받은 화가들은 해부 과정을 상세한 그림으로 남긴다. 이 시대에 난학(네덜란드학이라는 뜻)이 전래되면서 생겨난 풍경이다. ‘해부학’은 ‘개국’을 뜻하는 중의적 표현이기도 하다. 사무라이의 칼이 힘을 잃은 평화의 시대에 외부에서 들어온 나이프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그리하여 그림들에 거의 예외 없이 가위와 칼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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