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하고 소박한 우리 밥상 이야기
이영미 지음, 황금가지(02-515-2000) 펴냄, 1만5천원
연극, 대중가요 평론가로 활약해온 이영미씨가 토종 밥상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음식에서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배운 것들, 어머니와 할머니, 시어머니에게서 보고 전해들은 음식의 비결들을 담았다. 요리법 위주의 실용서가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재미, 그에 얽힌 기억을 조근조근 이야기한다. 다양한 떡들, 송편의 추억, 집에서 늘 끓이던 곰국, 철마다 만들어두던 장아찌, 대보름 때 쪄먹던 나물과 찰곡식 등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펄쳐진다.
한반도식 통일, 현재진행형
백낙청 지음, 창비(031-955-3333) 펴냄, 1만5천원
분단체제론을 통해 한반도의 분단현실을 바라보는 틀을 제공했던 지식인 백낙청 교수의 사회비평서. 그는 남북의 ‘1단계 통일’이 결코 머지않았으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점진적인 분단체제 극복작업 중에 어느 순간 ‘도둑같이’ 찾아오는 통일이야말로 한반도식 통일의 바람직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여기선 부국강병을 목표로 삼는 단일형 국민국가로의 ‘완전한 통일’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과정으로서의 통일’이 중요하다.
부르지 못한 연가
안재성 지음, 삶이보이는창(02-868-3097) 펴냄, 9천원
노동소설로 인기를 끌었던 작가 안재성씨가 쓴 노동운동가 김시자씨의 평전. 김시자씨는 1996년 1월12일 전력노조 중앙위원회에서 부당한 징계에 항의하고 전력노조 민주화를 외치며 분신했다. 김씨는 한국전력부속병원에 입사해 전력노조 한일병원지부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지은이는 평전을 쓰는 동안 온몸에 붕대를 감은 김씨의 환영에 시달렸다고 고백한다. 책은 김씨의 분신이 반노동적인 자본과 어용노조에 맞서 조합원들을 각성시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진실을 외쳐라
케리 케네디 글, 에디 애덤스 사진, 이순희 옮김, 뿌리와이파리(02-324-2150) 펴냄, 4만원
전세계 인권운동가 51명의 삶을 인터뷰해 정리했다. 세계적인 사진작가 에디 애덤스의 시원한 사진들도 볼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투투 대주교, 아우슈비츠에 수감됐던 루마니아 작가 엘리 비젤, 코스타리카 전 대통령 오스카 아리아스 산체스, 달라이 라마, 동티모르의 독립운동가 주세 라모스 오르타, 케냐의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 체코의 작가이며 전 대통령인 바츨라프 하벨, 미국의 사형제 폐지 운동가 헬렌 프리진 수녀 등이 망라돼 있다.
클림트
엘리자베스 히키 지음, 송은주 옮김, 예담(02-704-3861) 펴냄, 1만원
구스타프 클림트의 생애를 다룬 장편소설. 클림트의 마지막 연인이었던 에밀리 플뢰게의 눈을 통해 클림프의 삶을 새롭게 조명한다. 에밀리는 클림트의 화려하고 자유분방한 사생활과 과도한 여성 편력을 참아내면서 그의 임종까지 지킨다. 소설은 두 사람의 사랑을 섬세하게 짚어나가면서 세기말 빈의 화려한 예술계와 사교계를 비롯해, 에곤 실레 등 동시대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도 펼쳐놓는다. 작가는 미술사를 전공했으며, 소설을 위해 꼼꼼한 조사 과정을 거쳤다.
비키니 입은 현대미술
낸시랭 지음, 랜덤하우스중앙(02-3705-0120) 펴냄, 1만1천원
알타미라의 동굴벽화부터 현대미술까지 미술사를 관통하는 여러 명작들을 도발적인 아티스트 낸시랭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낸시랭의 패러디 작품도 구경할 수 있다. 낸시랭의 독특한 시선이란,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우리 시대의 미술은 무엇보다 재미있어야 하며, 재미있는 만큼 돈이 돼야 한다. …재미 뒤에 오는 오만가지 심각한 ‘충격’이나 ‘지적 향유’ 등에는 그다지 신경쓰고 싶지 않다. …차라리 그냥 재미있으니까 너도 좀 볼래? 하는 식이 훨씬 좋다.”
죽음, 또 하나의 세계
최준식 지음, 동아시아(02-757-9724) 펴냄, 1만5천원
한국죽음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준식 교수가 서구에서 활발히 연구돼온 죽음학을 한국에 소개한다. 특히 죽음 뒤의 세계를 다녀왔다고 알려진 근사체험자들에 관해 축적된 연구를 보여준다. 근사체험은 한국에서는 그저 신비체험의 하나로 치부돼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으나, 사실 오랜 세월 연구돼온 학문 체계다. 이 책은 근사체험을 통해 죽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왜 잘 죽는 것이 잘 먹고 잘 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식민지 조선의 일본인들
다카사키 소지 지음, 이규수 옮김, 역사비평사(02-741-6127) 펴냄, 1만2천원
식민지 조선에 살았던 일본인의 역사와 전체상을 정리한 역사서. 지은이는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한 일본인이다. 책의 말미에 제시되는 조선에 살았던 일본인이 식민지 조선을 바라보는 세 가지 형태는 눈여겨볼 만하다. 제1유형은 일본의 식민 지배가 한반도에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제2유형은 감상적으로 한국을 그리워한다. 제3유형은 일본의 침략을 반성적으로 성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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