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개팀이 뿜는 문화적 상상력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2005’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공연계에서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한번 비주류라 해서 영원히 그렇지도 않다. 비주류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탄생한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참가작들을 비주류의 영역에 가두기는 곤란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상품 가운데 하나인 <난타>는 1999년 국내 최초로 에든버러에 얼굴을 내밀어 세계 무대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우리가 거들떠보지 않던 변방의 문화가 중심부, 주류를 공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 인디문화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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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홍대 주변에 가서 국내 비주류 문화의 힘을 발견해볼 만하다. 오는 28일까지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2005’(www.seoulfringe.net)가 열리기 때문이다. 8회째를 맞아 '몽유도원가'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축제 마당에서도 관객의 눈길을 모을 만한 자리가 수두룩하다. 깊은 맛을 내는 요리로 가득 찬 상이 곳곳에 차려지는 것이다. 고성방가(음악), 내부공사(미술전시), 암중모색(아시아독립영화), 이구동성(무대예술), 중구난방(거리예술) 등을 소극장과 라이브클럽, 갤러리, 걷고 싶은 거리 등지의 다양한 예술공간에서 만나게 된다.
여기에 참가하는 302개 팀이 내뿜는 문화적 상상력은 어디까지 뻗어나갈까. 축제 마당은 홍대 주변을 벗어나지 못하지만 공연장의 열기는 20여만명의 관객을 통해 각지로 뻗어나갈 게 틀림없다. 아시아 비주류의 문화 교류 활성화를 꾀하려고 학술행사까지 마련했다. 어쩌면 에든버러가 그랬던 것처럼 홍대 주변이 아시아 공연문화의 메카로 떠오를 수도 있다. 올해 무대예술제에서는 대만의 안무가 밍셴 쿠가 이끄는 현대무용단 ‘쿠 앤 댄서스’가 상상력의 폭을 넓히기도 한다. 만일 홍대 주변에 만족할 수 없다면 오는 9월4일까지 1800여편이 줄줄이 무대에 오르는 에든버러로 발길을 옮길 수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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