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EBEBE"> ① 국경을 넘어 생의 한계를 넘어</font>
<font color="#BEBEBE"> ② 아이들이 아니었으면</font>
<font color="#BEBEBE">③-(1) 꼴찌 난민, 보트피플을 꿈꾸다</font>
<font color="#BEBEBE">③-(2) 국경 열었지만 일자리 없어</font>
<font color="#BEBEBE">③-(3) 단속 피해 정원 초과한 배 탄 흔적</font>
<font size="4">③-(4) 캄캄한 밤바다에 온 가족이 떠있다</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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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서부 해변에서 브로커의 지시에 따라 소지품을 버린 난민들은 그리스 레스보스섬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고무보트와 구명조끼를 버린다. 12월6일 새벽 6시, 이 섬에서 난민이 가장 많이 도착하는 북부 스칼라 해변을 찾았다. 터키 육지에서 10여km 거리다.
이 해변에는 난민들이 버린 고무보트와 구명조끼가 수북이 쌓인 배들이 있다. 곳곳에 고무보트 모터 케이스들도 버려져 있다. 해변 가장자리의 나무엔 누군가가 주황색 구명조끼를 감아 묶어놨다. 난민들이 배를 댈 지점을 알리는 표식으로 보였다.
레스보스섬 해변에 도착하는 난민의 수는 2015년 10월에 정점을 찍고 줄어들고 있다. 12월5일부터 3일간 이 섬에 머물면서, 터키 해변의 출발 지역이 미세하게 변하고 있는 점이 감지됐다. 스칼라 해변에서 만난 현지 주민은 “지난주 이 해변에 오는 난민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한 달째 이 섬에서 구호활동을 해온 네덜란드 난민구호단체 ‘보트난민 구조재단’의 활동가는 “요즘엔 섬 북부 해변보다 동부 해변으로 난민이 많이 온다. 터키가 난민들의 주요 출발지를 단속하면서 난민들 동선도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1월29일 유럽연합(EU)과 터키 정부는 EU가 난민 관리 지원금 31억9천만 유로(약 4조원)를 터키에 주는 대신 터키 정부가 난민들의 유럽 진입을 막기로 합의했다.
터키 정부가 난민들이 바다 건너 유럽으로 가는 길목에서 단속을 강화하자, 터키에 있는 난민들은 다른 위험한 길을 찾았다. 12월3일 터키의 대도시 이즈미르에 있는 한 공원에서 만난 아프가니스탄 난민 샤킵(25)은 터키와 EU의 합의가 있은 지 이틀 만에 바다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다 체포됐다. 샤킵은 가족을 데리고 터키 서부 차나칼레 해변에서 그리스 레스보스섬으로 가는 고무보트를 타려던 찰나 터키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브로커에게 이미 건넨 1인당 1천달러(약 120만원)씩을 날리고 빈털터리가 됐다.
샤킵은 터키 북부 국경을 넘어 불가리아로 갈 계획이라고 했다. 불가리아는 무장한 군인들의 경비가 삼엄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지난해 10월 터키와 맞닿은 불가리아 남동부 국경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 한 명이 국경수비대가 쏜 총을 맞아 사망했다. 레스보스섬 난민캠프에서도 공지문을 통해 불가리아 국경지대는 ‘매우 위험한’(very dangerous) 곳이라고 경고했다.
터키 해변에서 그리스 섬으로 출항한 난민들은 섬 해변에서 비추는 불빛을 보고 배를 몬다. 12월7일 새벽 4시10분 레스보스섬 동부 해변에서 배를 타고 도착한 난민들을 만났다. 난민들은 배 가운데에 아이와 여성을 먼저 태운다. 내릴 때도 그들이 먼저다. 아이(1~5살) 5명, 여성 4명, 남성 7명이 배에서 내렸다. 해변에 도착해 가장 먼저 꺼내는 물건은 비닐팩에 압축한 휴대전화다. 그들은 가족에게 전화해 도착 소식을 알렸다. 이라크 신자르 출신 사브히(27·가명)는 이슬람국가(IS)의 탄압을 피해 아내와 아들 둘과 고향을 떠난 뒤 터키 이즈미르를 거쳐 이곳에 왔다고 했다. 그는 “바다에서 아내와 아이들을 볼 때 가장 두려웠다”고 말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바다에 온 가족이 떠 있단 게 실감되지 않았다. 이들은 평생 바다를 본 적이 없다.
2015년 한 해 동안 이들처럼 지중해를 건너 해변에 닿은 난민은 100만여 명이다. 그중 50만여 명이 레스보스섬에 도착했다. 그동안 난민 3771명이 지중해에서 실종됐거나 익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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