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양산박 잠시만 안녕2년 전 ‘말진’(취재팀 막내)으로 국회에 출입했을 때, 모르는 것투성이였다. 가장 먼저 한 일은 ‘계파’ 구도 공부였다. 온종일 정치인들의 말을 받아치고, 무식하니 ‘상투’에 가까운 관점으로 기사를 썼다. 선배들이 풀이해주고 가르쳐줘도 스스로 정치의 문법을 익히는 데...2018-11-06 20:11
한탕과 한방 사이매년 가을 여의도 1번지는 달포가량 백야를 보낸다. 잠들지 못하는 밤, 불이 꺼지지 않는 의원회관. 의원실의 한 해 성적을 가름하는 국정감사 기간이다. 북적이던 국회 주변 술집들에 파리가 날리고, 거리에서 은행 열매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국감의 계절이 깊어가고 있는 것...2018-10-27 13:50
이해찬이 심재철 사태 언급 꺼리는 이유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의 서사를 끌어간 힘은 ‘러브’만이 아니다. 굴곡진 역사가 강요한 ‘선택’의 순간에 각 인물이 내딛는 발걸음은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비겁하게 살아남는 일과 영예롭게 죽는 일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 패배가 불 보듯 뻔한 때에도 ...2018-10-06 18:28
문제는 관료야“민중은 개돼지”라던 어느 교육부 관료의 말이 화제가 됐을 때, 그다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고시 출신 공무원을 취재하다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동떨어진 현실 인식, 선민의식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여기에 보수 정권 10년을 지나며 강화된 보신주의도 ...2018-09-11 13:33
마음껏 사랑하지 못해서 슬픈 이들에게‘이 사람들, 서로 마음껏 사랑하질 못했네.’ 노회찬 의원의 장례 기간에 정의당 관계자들을 지켜보고 취재하며 든 생각이다. 모두 가슴에 회한이 남은 듯했다. “마지막 만났을 때 좀더 살갑게 이야기 나눌걸 그랬어요.” “늘 그 자리에 있는 줄 알았는데….” 비슷한 말들을...2018-08-07 16:48
준표 가고 익표 오라한동안 여의도에선 ‘홍○표 전성시대’가 화제를 모았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 홍문표 전 자유한국당 사무총장까지 정치권의 주요 위치에 비슷한 이름을 가진 홍씨 문중 사람들이 넘쳐나서다. 쟁쟁한 정치인들과 ...2018-07-24 16:17
여의도 문법이 틀린 건 아닐까애프터서비스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지난호(제1219호)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탐구’한 뒤 마음에 돌덩이를 얹은 듯했다. 페이스북 앱을 열 때마다 험한 길을 걷고 있는 그의 사진이 맨 먼저 떴다. 일주일여 비바람을 뚫고 걷느라 남루한 모습을 한 이인영이 눈...2018-07-10 17:14
여의도 문법이 틀린 건 아닐까그가 올해도 걷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난해 여름 뙤약볕 속에, 장대비 속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통선 337㎞를 걷고 있을 때 여의도에선 “정권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한숨과 “이인영을 누가 말리냐”는 쓴웃음이 함께 새어나왔다. 아니, 차라리 반응이 ‘안물...2018-07-03 16:59
황소의 벼룩 같은 애티튜드‘개미’만 한 몸집의 히어로가 있다. 의 히어로 중 하나인 ‘앤트맨’이다. 앤트맨 수트를 처음 받아든 주인공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몸집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는다.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자신의 몸집을 조절하고 몸을 놀릴 수 있게 됐을 때, 그는 비로소 히어로로 거듭...2018-06-19 17:16
굿바이, 균블리!정치인은 백인백색이다. 서생부터 준건달까지 다종다양한 이들이 모여 국회를 이룬다. 이 개성 강한 입법기관들을 계파 외의 수단으로 분류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기질을 따져 대강 두 부류로 갈라칠 수 있다. ‘대중’이 좋아하는 정치인과 ‘선수’들이 좋아하는 정치인. 현실...2018-06-07 02:45
35살 청년정치인 여선웅의 패배정치인은 패배로 담금질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3전4기 만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여정 역시 ‘낙선’의 역사다. 물론 모든 패배가 ‘영웅서사’의 일부로 다시 쓰이는 것은 아니다. 기득권에 대한 도전이라는 의미가 부여될 때, 서사는 완성되고 패배...2018-05-29 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