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6월5일 ‘예루살렘의 날’을 맞아 다마스쿠스 문 앞으로 몰려든 극우정당 지지자를 주축으로 한 이스라엘 주민들이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1967년 6월5~10일 발발한 6일 전쟁(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지역을 점령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동서로 갈렸던 예루살렘을 ‘통일'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히브리력 두 번째 달(이야르) 28일을 ‘예루살렘의 날’로 지정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이슬람 모두의 성지다.
2024년 6월5일 ‘예루살렘의 날’을 맞아 극우정당 지지자를 주축으로 한 이스라엘 주민 수만 명이 예루살렘의 다마스쿠스 문 부근으로 몰려들었다. 해마다 열리는 ‘깃발 행진’이다. 이스라엘 국기를 손에 든 이들은 성문을 통과해 무슬림 집단거주 지역인 구도심을 가로질러 흔히 ‘통곡의 벽’으로 불리는 예루살렘 서쪽 벽으로 향했다. 해마다 이날 예루살렘 구도심에 사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집 밖 출입을 삼가고 운영하는 상점문도 닫는다.
경찰 3천여 명이 동원됐지만 올해도 폭력 사태를 막지 못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행진 시작 전부터 흥분한 극우 청년들이 ‘아랍인에게 죽음을’ 따위 구호를 외치며, 팔레스타인 주민과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경찰은 현장에서 폭력을 휘두른 18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점령지인 동예루살렘에는 팔레스타인 주민 35만 명과 1967년 이후 불법 이주한 유대 정착민 23만 명이 산다.
점령된 땅 요르단강 서안지역의 처지도 나을 게 없다. 극우 유대근본주의 정당 대표인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5월30일 서안지구 바트 헤페르 정착촌을 둘러본 뒤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툴카름과 누르샴스와 슈웨이카와 칼킬랴 지역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경고한다. 유대 정착민을 겨냥한 테러를 지속한다면, 이곳도 가자지구처럼 잿더미로 만들어버리겠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6월5일 낸 자료를 보면, 2023년 10월7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이후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 유대 정착민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5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48시간 동안 가자지구, 특히 중부지역 일대에서 전투와 공습이 격화하면서 다시 민간인 피해가 급증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243일째인 6월5일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 성명을 내어 “이틀 새 사망자 70명과 부상자 300여 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 있는 알아크사병원에서 활동하는 이 단체 카린 허스터는 현지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오늘 아침 응급실에 가득 찬 피 냄새는 견디기 어려웠다. 주검 수습용 플라스틱백에 담긴 사람들이 바닥에, 바깥에, 도처에 널려 있었다. (…) 라파 국경 검문소가 (5월6일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지상군 작전을 시작한 뒤) 한 달째 봉쇄되면서 가자지구 의료시스템은 붕괴 직전이다. 대재앙이랄밖에.”
6월6일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에 자리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하는 학교가 폭격당했다. 학교로 피란했던 30여 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가자지구 보건부 발표 내용을 따 “2023년 10월7일부터 2024년 6월6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3만6586명이 숨지고, 8만3074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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