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과 함께 치른 상·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양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 웨이브’(민주당 상징 푸른색 물결)를 일으키는 데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가까스로 승리를 확정하더라도 상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경우, 감세 원상복구나 공적 의료보험 확대 등 핵심 공약 실현이 난관에 부닥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상원은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등 고위 공직자와 연방대법원 판사 동의권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고, 하원이 발의한 법안에 승인·수정 권한을 갖는다. 2018년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이듬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으나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이 이를 부결했다.
모두 100석인 상원은 현재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7석(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2석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상원의원 임기는 6년으로 2년마다 의원 3분의 1을 선출하는데, 이번엔 35석에 대한 선거가 치러졌다. 민주당은 기존 의석수에 4석(부통령이 당연직 상원의장, 바이든 승리 때 3석)만 보태면 51석을 확보해 다수당이 된다. 앞서 다수의 여론조사에선 새 의원을 선출할 공화당 지역구 23곳 중 12곳, 민주당 지역구 12곳 중 2곳이 ‘경합지’로 분류되면서, 민주당이 2014년 이후 6년 만에 상원에서 반수 이상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낙선이 확실시됐던 메인주의 수전 콜린스(67) 공화당 상원의원이 예상을 뒤집고 5선에 성공하면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11월5일 새벽 4시 기준(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48석을 확보했다. 아직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주요 경합지인 알래스카,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도 공화당 현직 의원들이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하원의 경우, 민주당이 218석 이상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보유 의석수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애초 민주당은 트럼프의 낮은 인기를 등에 업고 하원 장악력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하원은 민주당 232석, 공화당 197석이다. 5일 새벽 4시 기준 <뉴욕타임스>를 보면 전체 435석 가운데 민주당은 205석을, 공화당은 190석을 확보했다. 남은 40석의 승패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상·하원 선거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당 내부에서는 미국에서 약 24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확산 방지책에 집중한 선거운동 전략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11월5일 은 익명의 민주당 의원 말을 인용해 “민주당이 강력한 경제 어젠다를 제시하지 않으면 다음 하원 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공화당이 민주당에 견줘 뒤처졌던 인적 구성 다양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양원 선거에서 선전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공화당 승리는 여성이 이끌었다”고 평가하며 “이번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 여성 의원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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