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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온 청소년들에게 성매매는 돈을 벌 수 있는 유혹이 된다. 성매매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사마리아’의 한 장면.
우리 아이들은 왜, 어떻게 성매매로 나서게 될까. 은 한국여성가족진흥원이 지난 1월5일에 발간한 보고서 ‘가출 청소년 성매매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 및 보호요인’을 입수했다. 보고서는 10대 청소년들이 성매매로 유입되는 원인과 경로를 풀이했다. 전국 20개 학교에서 표본 추출한 중3 여학생 587명과, 가출 청소년 기관 등에 몸담은 ‘거리의 청소년’ 383명을 포함한 97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9월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들 가운데 100명이 성매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나이에 이미 몸을 내놓은 기억이 있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그룹 사이의 설문을 비교하다 보면, 일부 아이들이 성매매에 이르는 동선이 희미하게 그려졌다.
보고서를 보면, 가난은 여자아이들을 가출로, 성매매로 떠미는 변수였다(표1 참조). 설문에서 ‘자신의 집이 경제적으로 하류층에 속한다’고 답한 청소년이 성매매에 나설 확률은 상류층 출신 청소년보다 7배 이상 높았다. 또 하류층 청소년이 가출할 확률(74.6%)은 상류층 청소년(25.8%)보다 3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가족관계의 영향도 강력했다(표2 참조). 가출·성매매 경험이 없는 청소년(A그룹)이 친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은 가출·성매매 경험 모두 있는 집단(C그룹)의 경우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가출한 적은 있지만 성매매 경험이 없는 10대(B그룹) 역시 친부모와 동거한 비율이 매우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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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경험도 가출 청소년의 동선을 좌우했다. 성폭행 경험은 C그룹이 A그룹보다 무려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표3 참조). 또 가출 전 성폭행 피해 경험은 가출 후 성폭행 피해에 강력한 영향을 끼쳤다(표4 참조). 보고서는 “조두순·김순철 사건 등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와 같이 성학대를 당한 청소년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다. 한국 사회에는 ‘청소년 성매매’에 대한 이중적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성매매 청소년을 피해자로 인식하지만 일부에서는 ‘비행청소년’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른바 ‘비행’의 원인은 보지 않고 결과만 본 채 아이들에게 손가락질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거리로 나선 청소년들의 첫 성매매 연령은 17살 이상(36.1%)이 가장 많았다(표5 참조). 설문 응답자 96명 가운데 무려 6명(6.2%)이 13살 이하의 나이에 성매매로 나선 점이 충격적이다. 분석은 더 암울하다. 보고서는 “지난 2009년 연구에서 13살 이하 성매매 시작 청소년 비율이 3%에 불과했다.
이는 청소년 성매매의 저연령화와 맥락을 함께한다”라고 설명했다.
유독 낮은 자기존중감
똑같이 가출한 10대 가운데서 유독 성매매에 나서는 일부 청소년의 특징은 무엇일까? 성매매에 나선 C그룹은 아르바이트를 한 비율이 높았지만(표9 참조), 정작 거리에서 폭행을 당하거나 놀림을 당하는 비율은 B그룹보다 높게 나타났다(표9·10 참조). 자기존중감도 다른 그룹에 견줘 낮게 나타났다(표12 참조). 보고서는 “가출 청소년 집단에서도 더 많은 피해를 보는 집단과 피해를 덜 보는 집단으로 구분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피해를 더 보는 집단에 성매매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위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밝혔다. 이를테면, 가출 청소년 가운데 이른바 ‘또래포주’가 있고, 강압에 밀려 성매매를 하게 되는 집단도 발견된다는 의미다. 성매매를 하는 여자아이들이 ‘거리의 아이들’ 속에서 당하는 축에 속할 확률이 더 높다는 뜻이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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