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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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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17살이 외치다

<한겨레21> 창간 17돌 기획…

8개국 동갑내기 청소년들이 말하는 열일곱 해의 고민과 희망
등록 2011-03-24 10:37 수정 2020-05-03 04:26
이 3월16일 창간 17주년을 맞았다. 동갑내기 17살 아이들의 삶이 궁금했다. 전세계 17살의 고민은 무엇일까? 가까운 중국·일본·캄보디아는 물론 미국·칠레·탄자니아·독일의 17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닮은 듯 다른 삶을 사는 외국 동갑내기들의 이야기를 읽은 17살 한국 학생의 글로 시작한다. _편집자

17살. 아이는 아니지만 어른이라고도 할 수 없는 나이, 단순히 ‘청소년’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답답한 나이, 점점 의무는 늘어나고 자유는 줄어드는 나이다. 세계에는 17살이란 나이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있다. 그들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닮기도 한 한편 나라별로 많은 차이를 보였다. 먼저 탄자니아, 캄보디아 등 상대적으로 어려운 나라의 17살은 ‘생존’에 관해 한국의 17살인 나보다 많은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다. 특히 탄자니아의 나프탈이 “선생님과 책이 충분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공부를 위해 충분하다 못해 넘치게 제공되는 것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내 자신이 배부른 투정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세계의 한쪽에서는 공부를 더 하지 못해 고민인데, 다른 쪽에서는 공부를 더 해야 해서 고민이라는 사실이 아이러니다.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Ich beneide dich!”(난 네가 부러워!) 독일의 레오에게는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고등학교 때 여가 시간을 누리며 살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사실을 레오도 알고 있을까? 16살은 수능이 3년 남았고, 17살은 2년, 18살은 1년이 남은 삶을 사는 한국 학생들보다 17살이 16살 때보다 더 좋고, 18살이 기대되는 삶을 사는 레오는 왠지 행복할 것 같다. 중국의 좡양홍에게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한국 아이들은 한 번쯤 꿈만 꿔볼 일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얼마나 황당한 꿈을 꾸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충분히 황당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걸로 봐선, 그 꿈도 이룰 것이라 믿는다. 칠레의 펠리페는 나와 가장 비슷한 생각을 하고 사는 듯해 동질감이 느껴졌다. 일본의 후지이 히사시는 적극적인 삶을 사는 모습이 멋있어 보인다. 사이타마현에서도 방사능 물질이 많이 검출됐다는데 건강하기를. 이 세상의 모든 17살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염은비 독자편집위원·용인외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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