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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속절없이 쓰러진다

등록 2024-08-09 20:18 수정 2024-08-11 16:53
2024년 8월5일 대구 중구 반월당사거리 인근 달구벌대로에서 시민들이 열기로 가득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8월5일 대구 중구 반월당사거리 인근 달구벌대로에서 시민들이 열기로 가득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으로 인해 2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고, 가축과 양식장 어류 수십만 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2024년 8월7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신고현황을 보면, 올해 여름 온열질환자는 모두 1907명(5월20일~8월6일)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18명인데, 8월6일에도 1명 늘었다. 가축은 6월11일~8월5일 사이 돼지 2만6천여 마리, 가금류 27만7천여 마리 등 모두 30만3천여 마리가 폐사했다. 양식장에서도 넙치 등 1만3천여 마리가 폐사했다.

사망자는 주로 육체노동을 하는 고령층이었다. 8월4일 서울 중랑구에서는 71살 여성이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같은 날 전남 고흥군에서도 78살 여성이 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채 발견됐다. 8월2일 경남 밀양에서도 베트남 국적 65살 남성이 밭에서 일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특히 7월30일에는 부산의 한 공사현장에서 60대 인부가 작업 중 쓰러져 숨졌는데, 쓰러질 당시 이 인부의 체온은 40도에 육박했다. 고용노동부는 폭염 경보가 내려지거나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경우, 매시간 15분씩 그늘에서 쉬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무더위 시간대는 옥외작업을 중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은 없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다단계 하도급 맨 끝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은 공사 기간 지연을 우려해 작업중지권을 요구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7월25일 전세계 10억 명이 넘는 인구가 50도 넘는 살인적 폭염에 노출돼 있음을 지적하면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극한 기온은 이제 하루나 일주일, 한 달 동안만 이어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라며 즉각 행동을 촉구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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