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엠폭스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지난해 7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모니터에 엠폭스 감염 주의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엠폭스(MPOX·옛 원숭이두창) 환자가 늘면서, 불안을 틈탄 ‘혐오마케팅’도 기승을 부린다.
질병관리청은 2023년 4월20일 엠폭스 환자가 2명 발생했으며, 이들 모두 잠복기인 최근 3주 안에 국외에 다녀온 적이 없다고 밝혔다. 첫 국내 감염 추정 환자가 발생한 4월7일부터 두 사람을 포함한 확진자는 총 15명이다. 4월13일 방역당국은 엠폭스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가장 낮은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올렸다.
바이러스성 질환인 엠폭스는 현재는 근절된 ‘사람두창’(천연두)과 비슷하지만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다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일부 언론이 엠폭스의 전파·확산 원인을 동성 간 성관계로 지목하고, 이를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일부가 퍼트린다는 점이다.
4월17일 한 언론이 ‘“양성애자가 걸리면…” 의사의 경고, 엠폭스 지역사회 확산 우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를 ‘문제집단’으로 낙인찍어 보도한 게 대표적이다. 4월18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는 ‘혐오와 낙인이 방역에 해가 된다는 코로나19의 교훈을 잊었는가. 엠폭스발 성소수자 혐오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양성애는 성적지향이 남성 또는 여성, 양쪽을 향할 수 있다는 것이지 양성과 동시에 만남을 갖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는 발언이 전문가 의견으로 인용되어 근거 없는 혐오와 낙인을 전파하는 것은 인권보도준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유럽과 미국 등에서 엠폭스가 확산할 때 세계보건기구(WHO),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도 동성 간 성관계를 엠폭스 전파 원인이라고 규정해버리는 것은 사실 왜곡이며, 성소수자 집단에 대한 낙인과 혐오의 확산은 방역에도 해롭다고 강조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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