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1월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선물 리스트 일부
<한겨레21>은 삼성 노조 와해 재판기록 3만3천여 쪽을 추가로 입수했다. 여기엔 삼성 미래전략실 문건과 삼성 관계자들의 진술이 담겨 있다. 문건이 말하는 것은 명확하다. 힘 있는 삼성, 그 위의 미전실은 삼성을 위해 입법을 추진하고 불법을 저질렀다. 다시 구속 위기에 몰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월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동삼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며 ‘사과’와 ‘반성’을 말했다. 잘못이 무엇인지를 낱낱이 밝혀야, 사과의 진정성을 따져볼 수 있을 것이다. <한겨레21>이 10년 전 삼성의 행적을 다시 기록하는 까닭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법 위의 삼성 미전실 - 국가 경영의 꿈’이다._편집자 주
<한겨레21>이 확보한 삼성 미래전략실 문건에는 2012년 설(88명)과 2013년 추석(65명)에 미전실 인사지원팀 임직원이 보낸 선물 명단이 있다. 삼성은 식음료사업을 했던 호텔신라와 삼성 에버랜드를 통해 22만~65만원짜리 한우선물세트 등을 보냈다. 선물 명단에는 미전실 직원과 삼성 퇴직 임원도 있지만, 당시 한국의 노·사·정·학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인물이 포함돼 있다.
선물을 보낸 이들은 연제훈 당시 부사장(이하 당시 직책), 강경훈 전무(삼성전자서비스·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에서 1심에서 징역 2년10개월 실형), 목장균 상무(삼성전자 노조 와해 사건으로 징역 1년 실형), 김사필 상무(삼성전자 노조 와해 사건으로 집행유예) 등이다.
대상을 살펴보면, 삼성이 2009년 복수노조 시행이 1년6개월 유예될 때 “적극 활동”했다고 평가한 한나라당 강○○ 의원에게 연제훈 부사장이 55만원짜리 한우특선프레시세트를, 2011년 시행 유예를 재차 추진할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에게 노동 관련 자문을 했다고 언급한 이○○ 교수에게는 강경훈 전무가 28만원짜리 한우혼합세트를 보냈다.([단독] 삼성 미전실 “무노조 위해 박근혜를 설득하라” 참조) 삼성전자 노조 와해 사건에서 삼성에 노조 와해 자문을 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송아무개 전 고용노동부 장관 보좌관도 한우를 받았다.
이 밖에 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과 상임위원, 이명박 정부 청와대 노동비서관실 행정관을 포함한 고용노동부 공무원,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현대차그룹 임원, 노동계 인사, 노동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 노동 사건에서 주로 기업을 대리했던 변호사, 경찰 간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사회정책수석과 노동비서관(이들은 퇴임 뒤 삼성경제연구소 고문과 삼성그룹 계열사 사외이사로 활동했다)도 선물 대상이라 명시돼 있다. 2012년 설 강경훈 전무의 선물 명단 29명 가운데 19명은 ‘고문단’이라 분류돼 있었다. 삼성이 이들과 지속해서 관계를 맺어왔음을 유추할 수 있다.
당시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른바 ‘김영란법’. 2012년 발의돼, 2016년 9월28일부터 시행)이 시행되기 전인 까닭에 단순한 선물 수수 자체는 위법이 아니었다. 선물을 받은 것으로 적힌 대학교수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주관하는 HR(인사관리) 포럼이 있어서 종종 갔던 것뿐이지, 삼성에서 청탁을 받거나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 고용부 공무원은 “선물을 보낸 삼성 임원을 업무상으로 마주쳐 모르는 사람은 아니지만, 의례적으로 선물을 보낸 것으로 여겼을 뿐 삼성에서 청탁받은 사실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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