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노동은 사회적 연대 깨뜨려… 공멸을 막는 국가의 적극적 개입 필요

인간의 노동은 자신에게 필요한 물질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물질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과거에는 자기 가족이나 소규모 공동체 내에서 필요한 물건을 생산하여 공유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점차 근대로 접어들면서 가족이나 소규모 공동체가 전문적인 물건을 생산해내고, 이를 다른 공동체에서 생산해낸 물건과 교환하는 과정을 거쳐 수요를 충족시키게 되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개인은 다만 화폐를 취득한 뒤 남이 만들어내는 물건을 사들여서 사용한다. 따라서 화폐를 취득하기 위하여 노동을 할 뿐이지 물건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동을 한다고 볼 수는 없다.
회폐 획득 통해 사회적 생명력 유지
노동은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사회적 정체성의 대표적 지표로, 사회적으로 지구적인 수준에서의 공동체를 이루는 기반이 되고 있다. 즉 현대의 노동은 대부분 기업이라는 조직 내에서 거의 하루종일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인의 인간 관계적 경험, 세계관에 필요한 인식의 범위, 인간과 자연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 의식이 모두 노동을 통하여 형성된다. 또한 사회적으로 노동은 이제 개인이 고립적으로 자신을 위하여 생산과 소비에 종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전혀 모르는 지구상의 어떤 사람을 위하여 생산을 한다. 즉 노동을 통하여 지구상의 인류는 하나의 생산과 소비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개인에게 노동은 돈벌이(화폐획득)의 기회를 주며, 자기 정체를 확립시키게 되며, 사회적인 연대성을 구축하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만일 현재진행중인 노동의 절대량이 줄어들어 화폐획득의 기회가 줄어들고, 평생 하나의 직무를 갖고 하나의 직장에서 살기가 어려워서 여러 직장을 옮겨다니며 끊임없이 이동해야 한다면 개인들의 정체성 확립을 통한 사회성원 상호간의 의사소통은 힘들어지게 된다. 노동의 기회가 불평등하고 보상이 불평등하게 진행된다면 사회적 연대감 역시 사라져버릴 위기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가져올 분명한 점은 현재진행중인 기술변화, 이에 따른 기업운영방식의 변화는 불가피하게 소수의 지나친 체제 몰입(과도한 일과 과도한 보상)과 다수의 지나친 체제 이탈(실업의 증대, 불안정 직무의 증대)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불평등의 심화와 더불어 사회적 연대의 약화가 예상된다.
국가적 차원의 기회보장·보상책 유도
불평등의 심화와 사회적 연대의 약화는 궁극적으로 정치적 불안, 인간관계의 불신, 집단의존적 연대성의 파괴로 나타나게 된다. 우리가 이를 인정한다면, 국가 수준의 정치적 해결을 시도해야만 할 것이다. 노동기회를 평등하게 배분하기 위해선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배분이 일반적인 해결방식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수의 노동자를 고용하기보다는 소수를 고용하여 더 많은 일을 시키는 것이 비용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기업들의 믿음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직무와 직장의 안정성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국가는 적극적으로 기술과 조직 변화에 따른 직무 교육을 통하여 노동자 개인의 숙련과 지적 능력 향상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노동기회와 보상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내부, 지역, 한 국가적인 차원에서 평등한 기회와 평등한 보상을 유도하는 재정지원, 공적인 자금의 배분 유도, 규제 등을 병행하여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은진/ 경남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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