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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하지 않으면 풀 수 없다”

부동산업자와 금융업자의 파트너십 통해 저소득층 집 짓는 ‘하우징포올 프로젝트’ 디렉터 비슈누 스와미나단 인터뷰
등록 2015-05-21 16:20 수정 2020-05-03 04:28

아쇼카재단은 세계 최대의 사회적 기업가 네트워크다. 미국에서 빌 드레이턴이 1980년 설립했다. 아쇼카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다. 비슈누 스와미나단(40)은 아쇼카재단의 인도 펠로(책임 활동가)다. 재단에 합류하기 전까지 정보기술(IT) 기업을 창업해 10여 년간 운영했다. 2008년부터 아쇼카의 ‘하우징포올(Housing for All in India)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 그는 50만여 가구의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 집을 갖는 데 다리를 놓았다. 그는 7월2일 서울(‘2015 아시아 청년 사회혁신가 국제포럼’)에서 그 경험을 나눈다.

아쇼카 인도의 ‘하우징포올’ 디렉터 비슈누 스와미나단.

아쇼카 인도의 ‘하우징포올’ 디렉터 비슈누 스와미나단.

기준을 만족시켰을 때만 수익 내도록
인도에서 주거난 해결을 위한 국가 기능은 왜 작동하지 않나.

핵심은 인구다. 인도는 세계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다. 대다수 국민이 집이 없고, 하루 2달러 미만을 번다. 이 어마어마한 가난을 해결할 돈이 국가엔 없다. 또한 인도의 28개 주마다 언어·관습·종교가 다르다. 유럽연합(EU)처럼 28개의 다른 나라로 이뤄진 연합국가와도 같다. 원인이 다르고 해법도 다르다. 국가나 중앙정부의 힘만으론 풀기 어렵다. 사회단체와 기업 등 모든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이 힘을 모아야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하우징포올’은 시장의 기능에서 답을 찾고 있다. 저소득층(BOP·Bottom Of the Pyramid)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 시장이 이해당사자로서 개입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방식인데, 왜 이 방법을 택했나. 나는 ‘BOP’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저소득층을 ‘밑바닥’이란 뉘앙스를 담아 표현하는 게 싫다. 다만 시장 규모로 따지면 엄청난 규모다. 도시 인구의 92%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들 안에도 다양한 층위가 존재한다. 각 층위마다 시장이 있다는 것을 알면, 이해당사자들이 각 시장에 맞는 해법을 찾아낼 수 있다.

시장의 본능은 수익 창출이다.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시장의 욕망은 어떻게 제어하나.

나도 고민하는 지점이다. 부동산업자와 금융업자 등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사회적 기구가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 가장 신뢰할 수 있고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회사들과 작업하고 있다. 그들의 작업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갖춘 것도 그래서다. 지은 집의 80%를 저소득층에게 공급한다는 기준을 만족시켰을 때만 나머지 20%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보장한다.

대출 없이는 집을 살 수 없는 저소득층의 경우 상환 능력이 크지 않을 텐데.

전세계 어느 나라든 저소득층은 신용 문제 때문에 늘 고금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매일 이자를 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마이크로파이낸스(저소득층 소액대출)가 결합한 배경이다. 마이크로파이낸스를 통해서만 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

도시계획 할 때부터 확보해야이해관계자들의 파트너십을 통해 해법을 찾는 방식이 왜 중요한가.

협업의 시대다. 우리는 협력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세계에 살고 있다. 장벽을 무너뜨리고 소통하고 협력해서 해법을 찾아나가야 한다. 관건은 이익을 어떻게 분배하느냐다.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이해관계자들에게 적절한 이익을 돌려주는 모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건설사의 이익이 우선시되는 한국에서 인도의 ‘어포더블 하우징’(자기소득으로 부담 가능한 주택)은 어떤 참고가 될 수 있나.

도시계획 자체가 재고돼야 한다. 인구가 유입되면 도시는 팽창하고 땅값은 급상승한다. 도시계획을 할 때부터 어포더블 하우징을 지을 땅을 우선 확보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수라트(인도 구자라트주)=글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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