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웬 생태여행? 지난호(제1362호) 표지를 보고 의아하셨을 겁니다. 구둘래 기획편집팀장은 마감날(5월6일) 저녁, 표지 제목(‘떠나요, 생태여행’)을 짓고 나서 말했죠. “제목에서 비린내가 나는 것 같아.” 헷갈리시면 안 됩니다. 대구의 친구 생태(명태)가 아니라, 생물이 살아가는 모양이나 상태를 뜻하는 생태입니다.
생태여행을 소개할 적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19가 호출한 세 개의 열쇳말인 여행, 자연, 지역경제를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국제생태관광협회는 생태여행을 ‘자연으로 떠나는 책임 있는 여행’ ‘환경을 보전하고 지역주민 삶의 질을 보장하며 해설과 교육을 수반하는 여행’으로 정의합니다. 쉽게 말해 여행자, 자연, 지역주민이 상생하는 여행입니다.
국내 희귀한 생태여행지, 경북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을 소개했습니다. 그곳은 산림청 지정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이며, 국내 최대 금강소나무 군락지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 서식지입니다. 자연을 보전하면서 누리고 그 가치를 배우는 숲길입니다. 매해 봄~가을(2021년 5월8일~11월30일) 가이드 동반 예약탐방제를 운영합니다. 총 7개 구간은 구간당 하루 80명까지 예약받습니다. 출발 시각(오전 9시)과 탐방 경로를 일정하게 유지해 동식물 스트레스를 최소화합니다.
숲길은 마을 살림에 보탬을 줍니다. 탐방객 점심 도시락을 마을에서 제공합니다(한 끼 7천원). 탐방객을 안내하는 가이드(숲해설가) 총 17명 중 9명은 마을 주민입니다. 매해 숲길 개장일을 결정할 때도 마을 주민이 주도적인 역할을 합니다. 현지 취재 당시(4월21~22일)만 해도 마을 주민들은 개장일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적자 운영 걱정이 겹쳤죠. 2020년 탐방객 수와 마을 소득은 예년의 3분의 1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보도 이후 숲길 분위기가 궁금했습니다. 금강소나무 생태관리센터 신재수(38) 팀장은 5월13일 “이번 주말엔 정원의 절반 정도 예약했다”며 “아직 조용한 편이지만 지난해보단 낫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현석(66) 소광2리 금강소나무 숲길 운영위원장은 “아직 사람이 별로 없어 걱정”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호에선 금강소나무 숲길과 함께 다른 걷기 여행길 10곳을 함께 소개했습니다. 자연과 문화에 흠뻑 빠져 걸을 수 있는 길들입니다. 기자 10명이 길 하나씩 다녀왔습니다. 기자들은 취재하기 전엔 “막상 다녀오면 쓸 말이 없을 것 같다”고 했고, 현장에 가선 “너무 예쁘고 너무 힘들다”고 했으며, 다녀온 뒤에는 다들 기사를 생생하고도 길게 썼더군요! 그만큼 강렬한 경험이었나봅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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