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수로 6년을 <한겨레21>에서 일하며 몇 번의 표지이야기를 썼습니다. 잡지의 얼굴인 표지이야기를 쓸 때면 신경이 더 곤두서고, 몸도 더 지칩니다. 괴로운 마감을 하고 난 다음날은 거울 보기도 두렵습니다. 폭삭 늙어 있거든요.
처음, 즐거웠습니다. 어린이날 특별호 ‘뒹굴뒹굴, 잘 놀았다’(제1311호)를 만들면서는 신이 났습니다. 아이들의 경이로운 말에 한 번 웃었고,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사진에 또 웃었습니다. 우리처럼 아이들도 맘껏 웃었으면 했습니다. 어린이 잡지로 변신한 <한겨레21>을 손에 들고 신이 난 어린이들 모습을 상상하며 방구석 몸놀이, 놀거리, 읽을거리를 꽉 채웠습니다.
어려움이 없진 않았습니다. 스무 명 넘는 어린이 취재원을 인터뷰하는 과정이 난관이었습니다. 모든 기자가 어린이를 인터뷰했는데, 대부분 “어른보다 어린이 인터뷰가 더 재밌지만 더 힘들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말을 똑 부러지게 해서 놀랐다”는 취재 후기도 있었지만 “조금 답답했다” “속이 터졌다” “유치원과 학교 선생님을 존경하게 됐다”는 취재 후기가 더 많았습니다. 취학 전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은 친절하게 말을 많이 해주지만 정확한 의사 표현이 서툴고, 고학년은 의사 표현은 잘하지만 입을 꾹 닫아버렸습니다.
취재원 속마음을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 기자들은 노력했습니다. “괜히 크게 더 호응하고 더 웃은”(장수경 기자) ‘리액션형’, “진짜 미안해”(서보미 기자)를 연발한 ‘사과형’,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전종휘 기자) 취재의 기본을 지킨 ‘인내형’ 등 취재 전략도 다양했습니다.
모든 질문에 스무 명의 아이는 스무 개의 다채로운 답변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한 질문에는 대부분 아이가 이구동성으로 외쳤습니다. “무얼 할 때 가장 행복하니?” “놀 때요!” 공부할 때가 좋다는 한 명을 빼고는 역시 놀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아이들은 느꼈습니다. 유튜브 보기, 게임하기, 키즈카페 가기, 자전거 타기, 친구랑 놀기, 아빠랑 놀기…. 물론 각자 행복을 느끼는 놀이는 달랐지만요.
아이들이 더 다양한 놀이를 하며 더 다양한 행복을 맛봤으면 좋겠습니다. 놀이도 습관이고 취향이라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어린이 잡지가 새로운 놀이를 탐색하고 경험하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일단 어린이 취재원에게는 합격점을 받은 모양입니다.
기사 내용을 떠나 자신의 얼굴과 말이 실린 잡지가 무척 신기하다네요. 초1 류서현 어린이는 잡지를 보고 또 보고, 초5 차승우 어린이는 잡지를 여러 권 사서 친척들에게 돌렸다고 합니다. 표지 사진의 모델이기도 한 홍서진(초6)·홍서림(초4) 남매는 자신들의 질문에 ‘초통령’ 도티(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답해줘 놀랐다네요. 어린이 친구들, 앞으로 어린이 잡지가 아닌 시사주간지 <한겨레21>도 읽어줄 거죠? 은근 재미있답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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