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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표지이야기로 ‘노인 산업재해’를 준비하면서, 한국에서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는 걸 여실히 깨달았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고용률 1위, 실질은퇴연령 최고, 상대빈곤율 1위, 소득 중 공적연금 비중 최하위, 그리고 노인 자살율 1위. 일련의 통계는 어렴풋이 예상했던 현실을 숫자로 구체화해줬습니다. 글로 썼던 것처럼 취재를 하며 공포가 몰려왔고, 기사를 쓰며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물론 아름답게 노년을 마무리하는 분도 많을 겁니다. 빈곤이 꼭 불행이나 고통으로 연결되지도 않지요. 모든 노인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실이 너무 살벌하네요. 많은 노인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질 낮은 일자리로 내몰려 있고, 그곳에서 다쳐 마지막 생계 수단을 잃고 있습니다. 법은 노인을 보호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예외’로 배제해버립니다. 마치 노인은 쉬엄쉬엄 용돈벌이나 하라는 것처럼 말이죠.
기사를 쓰고 며칠 뒤 통계청에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의 비정규직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이 ‘60대 이상’(25.9%)이라는 조사 결과가 담겨 있었습니다. 한 해 전보다 그 비중은 1%포인트 늘어 있었죠. 1년 만에 전체 비정규직이 크게 늘었는데 60대 이상에서 증가폭이 전체보다 더 컸기 때문입니다. 맞물려 노인 산재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노동하는 노인’을 투명인간 취급합니다.
한국도 언젠가는 OECD 수준으로 공적연금이 늘어날까요. 그래서 노인들이 위험한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살 수 있을까요. 현재 한국 노인이 증세와 복지 확대를 가장 반대해왔던 세대라는 점은 아이러니하지만, 그것도 이제 옛날이야기입니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 노인들이 기초연금과 공공형 노인 일자리 등으로 복지를 체감한 뒤 점차 인식이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연구로도 뒷받침되는데요, 2017년 제33권에 실린 논문 ‘기초연금 수급 경험에 따른 수급자의 복지 인식 변화에 관한 연구’를 보면, 2014년 기초연금 도입 뒤 노인들의 인식에 일어난 변화를 적고 있습니다. 바로 “기초연금 수급 경험은 부분적으로 보편주의적 복지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한국의 노인은 점점 많아지고, 저도 언젠간 노인이 되겠지요. 앞으로 계속 취재해보려고 합니다. 노인들은 본인 세대의 빈곤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복지 확충은 노인들의 정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보유 자산에 따른 노년 세대 내 불평등은 얼마나 큰지, 60대 이상 비정규직 노인의 노동권은 얼마나 열악할지도 알아보려 하고요. 각종 제보와 의견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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