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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

뼈기자
등록 2018-09-15 13:06 수정 2020-05-03 04:29
<font size="4"><font color="#008ABD">무조건 해야 한다</font></font>

지난호<font color="#C21A1A">(제1229호) 표지이야기</font>인 세계 정상급 과학자의 특허 날치기 기사가 영문으로, 에도 각각 보도됐다. 과학계에 연구 비리 파장은 컸다. 후속 보도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예고편이라도 듣기 위해 변지민 기자에게 물었다.

취재 과정이 궁금하다. 어떻게 취재하게 됐나.

제보가 들어왔다. 거의 완벽한 제보였다. 이런 경우는 드물다. ‘왜 기사화가 안 됐지?’ 오히려 의심이 들 정도였다. 취재를 시작하고 곧 이유를 알게 됐다. 서울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국회의원실의 자료 요청 요구에도 시간만 끌었다. 이상했다. 서울대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였다. 이렇게까지 철벽 칠 이유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의 유능한 이시성 비서관이 치열한 힘싸움 끝에 간신히 자료를 제출받은 날, 모든 퍼즐이 풀렸다. 서울대는 뺏긴 게 아니다. 퍼준 거다. 모든 절차가 실종됐다.

굉장히 전문적인 영역인 듯하다. 어려움은 없었나.

다른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게 약간 벅찼다. 전 직장이 과학 전문 매체였는데, 거기였다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와 ‘김진수 단장’에 대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과학계에선 이 기술과 이 사람이 가진 권력의 엄청남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대중적으로 그렇진 않으니까, 매번 이 사람이 누구고 이 기술이 뭔지 설명하는 게 좀 힘들었다. 외국인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을 설명하는 기분이랄까.

과학 전문 기자 경험이 이번 취재에 도움이 됐나.

당연히. ‘크리스퍼’ ‘김진수’, 두 단어만 듣고도 ‘이거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기자 생활을 하면서 그런 감은 생긴 것 같다. 그리고 관계자나 기관을 취재할 때도 과거에 연락해본 데가 많아 취재가 편했다. 사실 과거 과학기사를 쓸 때 툴젠 쪽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개인적으로 미안한 감정은 있다.

변지민 기자가 쓴 천안함 생존자 기사에 이어 이번 기사도 신문에 실렸다. 영문 기사도 나갔다. 의 새로운 시도인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특허와 연구자에 대한 기사여서 외신에서 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청했다. 지난번 대한항공 산업재해 보도도 영문으로 번역하긴 했다. 그걸 보고 해외에서 연락이 오기도 했다. 신문기사도 기사 파급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더라.

후속 보도 준비 중인가. 살짝 예고편이라도 들려줄 수 없나.

제1229호에 보도한 ‘5개 특허 추가로 빼돌린 혐의’가 시작이다. 지금 김 단장의 특허와 관련해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쉽지는 않다. 다른 언론에서도 많이 다뤘으면 좋겠다. 이런 특허 유출이 김 단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계 관행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장기적으로는 제도 개선 요구로 방향을 잡고 있다.

번외다. 과거 ‘당신들이 가져간 과학기사를 내가 되찾아오겠다’는 포부를 밝힌 적이 있다고 전해 들었다. 이 초심은 그대로인가.

큭큭. 2011년 동아사이언스 입사 때 함께 신입 교육을 받던 동아일보 기자들 앞에서 한 말이다. 대표적인 흑역사 가운데 하나다. 무덤까지 가져가고 싶었는데 이승준 기자의 구글링에 신상이 털려 두고두고 놀림 받고 있다. 과학기자 입장에서 황우석 사건 등의 기사를 쓰고 싶다는 의미였다. 그런 기사는 사회부 기자들이 단독을 많이 하니까 과학기자도 단독을 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근데 생각해보면 지금 난 사회부 기자다. 과거의 나는 현재의 나에게 기사를 되찾아오기는 힘들 듯하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뉴스룸에서</font></font>
허영선 제공

허영선 제공

‘노 땡큐!’ 필진 허영선 시인께서 시집 로 시 전문지 이 주관하는 ‘제3회 김광협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제주4·3연구소장인 허 시인은 4·3 통권으로 발간됐던 제1204호에선 4·3 당시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들의 이야기(‘4·3의 이 깊은 기억, 아무도 모릅니다’)를 쓰기도 했습니다. 제주를 비롯한 곳곳의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다룬 제1220호에선 좋은 제목을 위해 제주 방언 사전을 내신 분의 의견까지 구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제주가 아파마씨(아파요)’는 신문 의 광고 문구로 쓰였지요. 작가님이 21 독자에게 보내오신 소감을 전해드립니다.

“시집 은 물노동 속에 우리 근현대사를 관통해온 해녀들이 쓴 물의 노래. 그들의 서사에 대한 경의라 생각해 벅찹니다. 더구나 김광협 시인은 제주가 낳은 큰 시인이라 의미 깊은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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