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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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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

등록 2018-06-12 17:00 수정 2020-05-03 04:28

<font size="4"><font color="#008ABD">디비진다? 디비질까? </font></font>

지난호(제1215호) 표지이야기 <font color="#C21A1A">‘대구, 보수 아성의 균열’</font>은 정치팀 이승준 기자가 주무를 맡았다. 편집장의 까다로운 주문(?) 탓에 여러 차례 대구를 다녀오고, ‘지역주의와 정치’ 관련 논문 등에 파묻혀 골머리를 앓다, 이제는 해방된 그를 불러냈다.

왜 대구였나.

대구의 변화를 바라는 이들이 쓴 글을 엮은 는 책을 본 전정윤 사회팀장이 던진 “지방선거, 대구를 들여다보면 어떨까”라는 한마디에서 시작했다. 주로 민주당 취재를 많이 해와 보수 정당과 유권자의 정서에 살짝 약하다. ‘보수의 심장이라는 대구에서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일까?’ ‘대구가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궁금증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콘크리트 같은 대구에 균열이 생긴 표지 이미지던데, 그렇다고 금이 세게 가지도 않았다.

대구는 분명 세대별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자유한국당에 무조건 표를 몰아준다는 정서는 많이 약해졌다. 하지만 대통령 4명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을 가진 도시가 ‘쉽게 마음을 바꿀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대구 민심을 다룬 기사에는 ‘디비진다’(뒤집어진다)라는 표현이 많이 쓰인다. 디비진다? 디비질까? 노트북 화면의 하얀 창을 보며 물음표만 찍었다.

불확실한 건 부동층이 많은 여론조사 결과로도 확인됐던 것 같더라.

자유한국당은 부동층이 ‘샤이 보수’라고, 70%는 자신들에게 표가 올 거라고 예측한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샤이 보수’가 많은 대구에선 취재도 어려웠겠다.

일단 취재 초기 대구시장을 지냈거나 고위직에 있었던 분들에게 많이 까였다. ‘한겨레’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정중하게 거절하는 분들도 있었다. 나는 기자인데 왜 21을 21이라고 부를 여유가 없단 말인가. 취재하면서 대구가 고향인 어머니와 지금은 대구를 떠난 외가를 엄청 팔아먹었다. 자유한국당을 출입하는 기자들 중 TK(대구·경북) 출신들은 전략적으로 사투리를 쓰기도 한다. 그 생각은 났는데…. 경기도에서 태어난 내가 아무리 연습을 해도….

대구의 ‘레알 보수’도 취재에 흔쾌히 응하는 그날까지 고고~. 다른 어려움은.

4년 전 지방선거 때도 대구에서 2박3일 취재한 적이 있는데, 기사를 올리면 데스크를 보는 사람들은 꼭 묻는다 “사투리가 없네?” 이번에도 편집장의 질문을 듣고 ‘생각보다 사투리 많이 안 쓴다고요’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직업인의 도리로서 꾹 참고 사투리를 많이 쓰시는 시민들을 찾아헤맸다. 억양은 분명 다르긴 하다. 내가 못 알아듣는 것일까? 결국 영상이 대세인가? 이런 자책을 끊임없이 했다.

취재 중 만난 이들 가운데 인상적인 사람은.

박근혜 정부에서 대구 문화계 블랙리스트 6명 가운데 한 명을 만났다. 이번에 구의원 비례로 출마했는데 그분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냥 누가 전화해서 ‘문재인 지지하냐’고 해서 ‘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블랙리스트에 올랐더라.” 참, 그놈의 블랙리스트는 ‘웃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구가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그러게, 취재를 할 때만 해도 이렇게 판도가 바뀔 거라고 예상을…. 아니다, 다 과학적 분석과 전망으로 예측했다. 선견지명이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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