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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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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

등록 2018-03-29 11:52 수정 2020-05-03 04:28
영화 처럼 쓰고 싶었지만

제1204호는 한국 현대사 최대 비극이었던 제주4·3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4·3통권호’였다. 표지 이미지로 강요배 화백의 그림을 선정한 것부터 전체적인 잡지 구성이 탁월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기획을 총괄하고, 무려 다섯 꼭지나 기사를 써낸 오승훈 편집팀장을 불러냈다.

“오랜만에 의 저력을 느꼈다”는 지인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반응은 어땠나.

큰 반응은 없었다. (웃음) 을 구독하는 지인들이 ‘잘 읽었다’고 연락해와 반가웠던 정도다. 아, 이번호 표지이야기를 준비하면서 통화한 학자들 몇 분이 ‘기사 잘 읽었다’고 말씀하셔서 ‘아, 네’ 했다.

제주4·3 기획을 준비하면서 가장 염두에 뒀던 것은?

70년 전 비극을 지금 독자에게 어떻게 전달하는 게 효과적일지 고민했는데 잘됐는지 모르겠다. 영화 처럼 슬픈 이야기를 ‘웃프게’ 묘사해 비극성을 극대화하는 식으로 서술하고 싶었지만, 거대한 통곡 앞에서 그저 옷깃을 여밀 수밖에 없었다. ‘4·3의 전국화’라는 모토에 걸맞게 4·3의 진실이 더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특히 여순사건과 4·3의 연관성에 주목하는 기사가 깊이가 있었다. 여순사건과는 개인적 인연도 있는데.

한국현대사를 전공한 대학원 석사과정 시절에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여순사건 조사를 맡았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전남 순천과 여수 지역의 사건 보고서를 썼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을 체계적으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 한국 사회는 무덤 위에 세워졌다. 그 과정에서 한국 사회를 ‘전쟁정치’로 보는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의 시각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한국사에서 4·3은 어떻게 기억돼야 할까. 또 4·3의 정명(제 이름 찾기) 운동에 대한 견해도 짧게 알려달라.

어려운 문제다. 인터뷰한 현기영 선생의 말씀이 떠오른다. 4·3은 학살과 항쟁의 성격이 함께 있는 것이라는. 4·3 희생자는 (이미 희생자라는 말에 그런 의미가 담겨 있지만) 일방적인 피해자로만 볼 수 없다. 그러나 항쟁 측면을 강조하면 전국화 노력에 역풍이 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조심스럽다. 개인적으론 항쟁이 맞다고 본다.

1204호를 읽고제주4·3 70년 통권으로 꾸민 제1204호를 읽고 페이스북 등으로 많은 독자님이 의견을 주셨습니다.

레드기획/ 4·3의 이 깊은 기억, 아무도 모릅니다 (해당 기사▶바로가기)

“알수록, 들을수록 마음이 아픕니다. 제주 올레길에서 만나는 할망들께 ‘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인사드렸네요.ㅠ 괜히 미안한 마음이 앞서서.ㅠ” _정자*

“제주 출신인 나도 가족이 피해자며 가해자다. 섬에서 섬으로 4·3을 피해 살았던 질기디질긴 현대사의 아픔.” _막걸*

“4·3 교과서 내용 바로 고쳐주세요. 진실을 배워야지요.” _무지개*

3부/ 누가 그들을 폭도로 몰았나(해당 기사▶바로가기)

“인류 역사에 이런 참혹한 이념전쟁 따위는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모든 피해자들의 명복을 삼가 빕니다. 살인마들은 지금도 태극기를 더럽히고 있지 않을까요?” _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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