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담그면 시릴 정도로 하늘이 파랐던 어느 날, 사무실 근처 골목에서 코스모스를 발견했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코스모스를 찍어 몇몇 지인에게 톡으로 보냈다. ‘청량한 가을, 잘 버티고 계신지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꽃 배달을 했다. 톡을 받은 지인들은 제각각 다른 답을 보내왔다. 코스모스 같지 않고 다른 꽃 같다는 얘기부터 간신히 버티고 있다는 말까지.
지난해 이맘때 손바닥문학상에 응모했고, 전화 한 통을 받았다. 1년여에 걸친 취재를 마친 날이었다. 선생님 한 분과 함께 사립박물관 관장님들의 이야기를 쫓아다녔다. 선생님과 마지막 취재를 끝내고,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근처에서 막걸리를 비우고 있을 때였다. 소풍 같았던 취재의 아쉬움과 가슴 한구석에 차곡차곡 쌓이는 사립박물관 관장님들의 보석 같은 이야기를 다시 새기고 있었다. 그때 울린 전화는 나에게 또 다른 세상과의 인연을 선물했다.
손바닥문학상의 소식으로 오랜 시간 묵혀왔던 유년의 아이들이 깨어나 세상과 마주했다. 물론 달라지는 것은 없다. 나는 여전히 새벽에 일어나 2시간 넘게 걸리는 직장에 출근하고, 전세 계약이 끝나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시선을 피해 회사와 더 멀어지는 곳으로 이사했다. 그러나 이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사립박물관 관장님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공통점이 발견된다. 모두가 고집이 세고, 한결같이 한 가지에 몰입한다는 것이다. 남들 눈엔 하찮게 보이는 것이 그들에겐 보물이다. 20~30년 넘게 쏟아부은 집념과 아집은 작은 박물관이 되어 세상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그들이 쳐다봐주지 않고 손을 뻗어 어루만져주지 않았다면 한낱 쓰레기로 치부돼 세상에서 사라졌을 수많은 이야기들…. 그들은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구성했고, 손바닥문학상은 여러분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이 가을, 여러분에게 꽃 배달을 한다. 내가 만난 ‘손바닥문학상’이라는 꽃을….
황병욱 제5회 손바닥문학상 가작 수상
제1회 대상 신수원 ‘오리 날다’, 가작 한혜경 ‘인디안밥’
제2회 큰 손바닥 대상 김소윤 ‘벌레’, 가작 기민호 ‘구민을 위하여’, 작은 손바닥 가작 윤희정 ‘방문’
제3회 큰 손바닥 대상 김정원 ‘너에게 사탕을 줄게’, 가작 이보리의 ‘인형의 집으로 어서 오세요’, 이도원 ‘가난한 사람들’
작은 손바닥 대상 전구현 ‘랩탑’, 가작 최호미 ‘나는 외롭지 않다’
제4회 대상 김민 ‘총각슈퍼 올림’, 가작 윤성훈 ‘황구’
제5회 대상 서주희 ‘전광판 인간’, 가작 황병욱 ‘민트와 오렌지’, 이슬아 ‘상인들’
■ 공모 안내
대상 논픽션·픽션 불문 동시대 사회적 이슈를 주제나 소재로 한 문학글
분량 200자 원고지 50~70장
응모요령 한글이나 워드파일로 작성해 전자우편(palm@hani.co.kr)으로 접수
마감 11월9일(일요일) 밤 12시
발표 12월1일(월) 발행되는 제1039호(12월8일치)
문의 palm@hani.co.kr 전자우편으로만 받습니다.
상금 및 특전 대상 300만원, 가작 1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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