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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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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혐오 가짜뉴스의 기획자, 윤석열

등록 2025-03-14 23:13 수정 2025-03-20 07:43

“한겨례(한겨레의 오기)는 중국 언론이냐?”

한겨레21이 제1554호에서 중국 혐오와 음모론에 대해 팩트체크해 보도하자 돌아온 반응입니다. 기사에 달린 댓글은 이렇게 한겨레21이란 메신저를 공격하는 내용이거나, “며칠 전 중국인들이 한국인 죽이고, 제주에선 길에서 똥 싸고, 탄핵 찬성 집회에 중국인들이 드글거리고, 실제 한국인들이 피해 보고 있는데?”라는 또 다른 가짜뉴스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공들여 반박했더니, 또 다른 음모론으로 돌려받은 셈입니다.

그래도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고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가장 많이 퍼진 가짜뉴스는 극우 매체 ‘스카이데일리’의 보도였습니다. 미군조차 ‘선거연수원에서 중국 간첩 99명 적발’ 보도가 완전한 가짜뉴스라고 입장을 밝혔고, 기사에서 ‘미군 정보 소식통’이라고 표현된 유일한 소스인 안병희씨가 가짜 미군이었다는 사실까지 드러났습니다. 어떤 증거를 들이밀어도 믿지 않을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그래도 긴가민가하는 단 한 명의 독자라도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썼습니다.

나머지 음모론 대부분은 아예 허술한 근거조차 없어서 팩트체크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발음이 이상한 걸 보니, 헌법재판소 공보관이 중국인”이라거나, 언제, 어디서 목격됐는지도 제시하지 않은 채 “중국인이 탄핵 찬성 집회에 대거 참석하고 있다”는 주장 등이 그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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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윤석열을 옹호하는 쪽에서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겨레21이 들어가본 ‘탄핵반대' ‘부정선거' 키워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5곳에서는 두 달 동안 중국 관련 단어인 ‘중국’(1만2650회), ‘중국인’(3185회), ‘중공’(2282회) 등이 모두 1만8천 번이 넘게 언급됐습니다.

이들이 옹호하는 윤석열은 12·3 계엄을 변명하기 위해, 2024년 12월12일 “중국인이 드론으로 국정원을 촬영하다 붙잡혔다”고 주장했습니다. 야당의 ‘폭거’를 언급하고, ‘부정선거’를 의심하는 내용 가운데, 뜬금없이 들어간 내용이었습니다. ‘혐중’ 음모론이 우파를 중심으로 주류 담론이 된 계기입니다. 이 음모론을 다시 윤석열 대리인단이 받았습니다. 배진한 변호사는 2025년 1월16일 탄핵심판에서 “불법선거가 사실 중국과 크게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차분하게 앉아서 따져보면, 저 허술한 가짜뉴스를 믿을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럴 여유도 없는 시국입니다. 아닌 밤중에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대통령이 탄핵심판을 받으면서 동시에 형사재판까지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성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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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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