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2023년 4월10일 국회 앞에서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한겨레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돌봄 수요 증가에 대응해 간호 업무 확대를 추진하는 ‘간호법’이 ‘양곡관리법’에 이어 여야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023년 4월13일 본회의에 상정되기로 했던 간호법 제정안은 관련 단체 간 대립이 심한 만큼 이날 본회의 의결 대상에서는 빠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간호법 제정안을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해달라는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을 제출했으나,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 원내대표와 논의한 뒤 “(간호법과 관련해) 정부와 관련 단체가 협의 중이다. 여야가 추가 논의를 거쳐 합리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간호법은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여야는 다음 본회의 예정일인 4월27일까지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간호법 제정안은 간호업계의 숙원 과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지역사회에 숙련된 간호·돌봄 인력 수요가 급증하지만 간호사가 환자를 찾아가 혈압 체크나 채혈 등 간단한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어 제한된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행위는 ‘의료기관’ 안에서 해야 하며(보건소 등은 제외), 간호 업무는 ‘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새로 만들려는 간호법은 의료 취약 지역이나 계층에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의료법에 명시된 간호사 업무 관련 규정을 떼어내 별도 법률로 규정한다.
의사단체는 간호법이 만들어질 경우 “간호사들이 의사 없이도 단독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며 반대한다. 간호조무사, 응급구조사 등 다른 보건의료 직역 단체들도 간호법으로 자신들의 업무 영역이 침해될 수 있음을 우려하며 법안에 반대한다. 이들은 간호법이 통과된다면 파업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간호법이 통과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에 이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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