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아빠 찬스’ 의혹이 불거진다.
첫 시작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40년 지기로 알려졌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였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으로 있을 때 아들(31)과 딸(29)은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스펙을 쌓았다. 딸과 아들이 각각 2017학년도와 2018학년도에 경북대 의대에 편입학했다.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부원장 또는 원장이었다.
특히 아들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 고교와 대학 출신을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에 합격했다. 이 전형은 공교롭게도 이때 신설됐고, 당시 경북대 출신으로는 정 후보자의 아들이 유일한 합격자였다. 정 후보자는 “어떠한 부당행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2022년 4월17일 배현진 당선자 대변인을 통해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라며 정 후보자를 두둔했다.
그러자 ‘굥정’이라는 빈정 섞인 단어가 온라인에서 회자되고 있다. 윤 당선자의 성인 ‘윤’을 뒤집으면 ‘굥’이 된다. ‘뒤집힌 윤석열의 공정’이라는 의미다.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윤 당선자의 핵심 열쇳말인 ‘공정’이 대통령으로 취임하기도 전부터 조롱받는 셈이다. 윤 당선자는 ‘부모 찬스’로 비판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에게 검찰총장으로서 날카로운 법의 칼을 들이댄 바 있다. ‘공정의 이중 잣대’ ‘선택적 공정’ ‘윤로남불’(윤 당선자의 내로남불) 등의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윤석열 정부의 공정이 훼손되지 않도록 정 후보자는 거취에 대해 직접 결단해달라”(김용태 최고위원), “정 후보자 논란은 법리적 판단이 아니라 정무적 판단이 중요하다. (정 후보자가) 억울하더라도 자진 사퇴해주시는 게 맞다”(하태경 의원) 등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주장이 나온다.
‘아빠 찬스’ 의혹은 다른 장관 후보자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윤 당선자의 서울 충암고, 서울대 법대 후배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28)은 이 후보자가 사외이사를 맡은 기업 계열사에 입사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2009년 당시 미국 고등학교 2학년이던 이 후보자의 딸(31)은 이 후보자가 근무하는 로펌에 인턴으로 있었고, 이 후보자가 새누리당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이던 2012년(당시 딸은 미국 뉴욕대 정치학과 재학)엔 대한민국 국회 인턴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 쪽은 “(아들의) 입사에 관여하지 않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했다. (딸의 경우 로펌에서 스펙쌓기용) ‘인턴’이나 ‘근무’가 아니라 학교가 운영하는 체험학습에 참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고 해명했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이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2012~2015년)으로 있을 때, 딸(32)이 2014년부터 2년간 미국 코넬대학 경영학 석사과정에 재학하면서 연 5천만원가량의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는 과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 쪽은 “(장학생 선발에) 내부 관련자들은 일절 관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아빠 찬스’ 의혹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엄정하게 검증돼야 한다. 그러나 인사청문회에 앞서 윤 당선자는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인사에 대해서는 스스로 지명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것이 그나마 윤 당선자가 내세우는 ‘공정과 상식’을 지키는 길이 될 것이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뉴노멀: 이주의 주요 뉴스 맥락을 주관적으로 들여다보는 코너로 김규남 기자, <한겨레> 이승준, 장수경 기자가 돌아가면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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