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이 지면에 실릴 때쯤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탄생했을 것이다. 6월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 강행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국회가 적격 판단을 내리지 못한 인물을 국무위원으로 임명하는 것은 대통령의 인사 권한이다. 다만 정치적 부담은 져야 한다. 언론이 ‘강행’이란 말을 쓰는 건 그래서다.
걱정되는 건 문재인 대통령의 말 속에 담긴 ‘가시’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경화 후보자 임명 강행을 시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직접적으로 야당들의 태도를 비판했다. 국민이 장관 할 만한 사람으로 인정하는데 정치권이 ‘여의도 논리’를 동원해 정략적 반대를 한다는 요지였다.
정치권이 정략적인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런 관점으로 따지면 문재인 대통령의 말도 정략적이다. 국회를 설득하지 못하고 국민 여론을 명분 삼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진지하게 따져봐야 할 것은 정략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과연 그 정략에 옳은 명분이 있는가이다.
강경화 장관 임명의 명분은 일을 잘하는 것으로 증명할 수 있다. 당장 아슬아슬한 북핵 문제와 6월 말 한-미 정상회담 등의 현안이 눈앞에 놓여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이 과정에서 무리하지 않고 실질적 성과를 낸다면 ‘강경화 임명 강행’ 논란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문제는 강경화 후보자 임명을 반대한 야당들의 정략에도 최소한 명분은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어떤 일에도 협조할 마음이 없는 자유한국당은 그렇다 치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에는 위장전입 등의 논란이 인사청문회에서 제대로 해명되지 않았다는 점이 작용했다. 그렇잖아도 정체성과 존재감이라는 이중의 문제에서 살길을 찾아야 하는 세력들이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겠는가.
야 3당이 ‘협치 파괴’를 빌미로 공동전선을 펴고 정부·여당과 대립하는 건 문재인 대통령 처지에서도 좋은 그림이 아니다. 인사 문제도 그렇지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나 정부조직법 개정 등의 문제에서 여소야대의 핸디캡을 극복할 필요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당들도 언제까지 공세를 유지할 수 없는 형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대로 국민 여론이 정권에 호의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뺀 칼을 도로 집어넣을 수도 없다. 이들에게 퇴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여의도 호사가들은 이제 ‘사석(捨石) 작전’을 언급한다.
대표적으로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장관 후보자 중 가장 이해되지 않는 사례다. 음주운전 이력은 충격적이다. 장관에 어울리는 업무 전문성을 갖췄는지도 의문이다. 지금은 이명박·박근혜 시대가 아니다.
여기에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성인지적 감수성까지 더하면 인사 문제는 더욱 난해해진다. 지난해 안 후보자가 낸 책에서 중년 남성들의 왜곡된 세계관을 묘사한 것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을 말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한 것은 모든 의문을 해소해주지 않지만 최소한 이해는 가능한 대응이다. 그러나 ‘몰래 혼인신고’ 등은 청와대 인사검증 기능이 무력화된 게 아니냐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결국 안 후보자는 6월16일 밤 “문재인 정부의 개혁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후보자의 ‘낙마’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을 자유한국당에서 분리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까? 그건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낙마가 문제가 아니라 야 3당을 뭉치게 하는 ‘명분’을 빼앗아와야 한다. 그냥 제풀에 지치게 놔두자는 것은 당장 통할지 몰라도 나중에 ‘계산서’로 돌아오게 돼 있다. ‘대탐소실’인 줄 알았던 수가 ‘소탐대실’이었음을 깨닫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마4단의 바둑 고수라니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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