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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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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속 강정의 외침 들리나요?

강정평화 영상영화학교 참가자, 9년째 해군건설 기지 반대 투쟁하는
강정의 오늘 담은 사회참여적 영상 만들어 주민들과 나눠
등록 2015-01-31 13:11 수정 2020-05-03 04:27
화면에 100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화면에 100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9년째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해온 제주 강정마을의 현재를 영상으로 담아내려는 시도가 펼쳐졌다. 강정평화학교는 지난 1월18일 저녁 강정마을 주민 등 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상영회도 가졌다. 강정평화학교는 지난 1월14일부터 4박5일간 전국 10여 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사회참여적 영상 제작과 영화보기를 교육하는 영상영화학교를 열었다.

이 학교는 강정마을의 지금 모습을 남기면서, 저항의 한 방법으로 영상기록의 중요성을 되새기려는 의도에서 마련됐다. 영화학교 참가자들은 강정을 온몸으로 앵글에 담아온 조성봉 감독과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는 변영주·변성진·이원우 감독과 만남을 갖고, 다큐멘터리·영화의 제작 방법을 배웠다. 이어 독일에서 영상인류학을 전공한 뒤 강정에서 평화활동을 하는 그레이스 감독의 지도 아래 촬영장비를 메고 강정마을 곳곳과 4·3 너븐숭이 유적지, 알뜨르 기지 등을 찾아다녔다.

참가자들은 네 팀으로 나뉘었다. 여학생 팀은 유치환 시인의 ‘깃발’을 테마로, 소리 없는 아우성이 펼쳐지는 강정마을 4·3 역사터와 소설 의 배경이 된 4·3 너븐숭이 유적지 등을 앵글에 담았다. 20대 청년팀은 주인공으로 설정한 캐릭터 강정오이군이 강정포구 등 해군기지 공사현장을 여행하면서 겪은 강정마을의 24시를 영상기록으로 남겼다. 10대 청소년팀은 강정에서 활동하는 평화활동가, 강정 주민, 자원봉사자들의 평화를 염원하는 목소리를 영상에 담아냈다. 특히 구럼비 바위가 폭파되기 이전, 15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을 그림으로 기록한 들꽃의 이야기는 관객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귀촌인들로 구성된 네 번째 팀은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갈등과 고통 속에서도 평화를 꿈꾸는 강정 주민들의 염원과 아름다운 자연경관 등을 앵글에 포착했다.

마을 주민들은 강정 곳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영상작품을 만들어낸 것에 격려를 보냈다. 일부 관객은 강정마을 주민들의 갈등과 현실에 더욱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어떤 관객은 이번 영상기록작업이 단순히 제작 체험에 그칠 게 아니라, 더욱 다양한 영상기록을 통해 전국적으로 강정의 지금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에 참여한 학생들은 “영화 제작 체험에 도움을 준 영화감독과 주민들에게 감사하며, 이 체험을 통해 강정마을을 더욱 자세히 알고 주민들의 평화 염원을 널리 알리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제주= 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아침 7시 제주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에서 평화활동가와 영화학교 참가자들이 100배를 하는 동안 20대 청년팀이 촬영하고 있다.

아침 7시 제주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에서 평화활동가와 영화학교 참가자들이 100배를 하는 동안 20대 청년팀이 촬영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 마을의 4·3 유적지를 찾아 당시 상황에 대해 한진오 민속학자로부터 듣고 있다.

참가자들이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 마을의 4·3 유적지를 찾아 당시 상황에 대해 한진오 민속학자로부터 듣고 있다.

영화학교 참가자들이 사거리에서 개 ‘중덕이’를 촬영하고 있다.

영화학교 참가자들이 사거리에서 개 ‘중덕이’를 촬영하고 있다.

평화활동가들이 돌아가며 해군기지 건설현장 정문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평화활동가들이 돌아가며 해군기지 건설현장 정문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1월18일 저녁 강정마을 주민 등 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상영회가 열렸다.

지난 1월18일 저녁 강정마을 주민 등 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상영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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