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살 때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것은 디젤 자동차의 가격이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싸고, 디젤 엔진이 연비가 더 좋은데도 가솔린차보다 비싼 디젤차 가격은 선택을 머뭇거리게 만든다. 조상기씨도 페이스북을 통해 [카트21]에 “가솔린보다 비싼 자동차 가격이 궁금하다”고 물어왔다. 또 진동과 소음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디젤 엔진인데 “디젤 세단이 왜 생기는 건지 모르겠다”고 장재섭씨가 물었다.
필수 부품이 더 많아 값도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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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2005년에 디젤 승용차가 허용됐다. 국내 메이커는 그때 거의 준비를 하지 못했고, 쓸 수 있는 엔진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고 류청희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말했다.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은 유럽에서는 이미 디젤 승용차를 팔고 있었으니까, 그대로 들여와서 팔기만 하면 됐다. 유럽차 업계에서는 자신들의 위치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디젤의 연비 장점을 내세웠고, 수입차는 디젤이라는 공식이 생겼다.”
이런 공식은 고유가와 맞물려 ‘대박’이 났다. 연비가 좋은 차에 관심이 쏠리면서, 수입 디젤차에 대한 경계가 허물어진 것이다. 수입차가 다양한 모델을 내놓은 것도 다른 차를 타보자는 소비자의 욕구와 맞아떨어졌다. 수입차 판매량은 2009년 6만993대에서 2013년 15만6497대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량은 이미 1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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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씨는 “수입차 시장을 보고 국내 브랜드도 수요가 바뀌고 있구나 생각하고 디젤차를 내놓기 시작했다”며 디젤 세단이 나오기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이전에도 현대차는 디젤 모델을 내놨지만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이다일 기자는 “쏘나타보다 먼저 그랜저에 디젤 모델이 나온 것은 현대차가 안방에서 자꾸 수입차에 밀려나니까 고급차 시장을 사수해야겠다는 것도 있고, 유럽 시장에서도 한번 해보자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디젤차가 더 비싼 것은 부품 때문이라고 했다. 류씨는 “디젤차는 코먼레일도 들어가고 터보 관련된 부품이 필수라서 가솔린차에 없는 여러 가지 장치를 붙이다보니 가격이 오른다”고 했다. 또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나 촉매 등 배기가스를 정화해야 하는 장치를 붙이다보니 비쌀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기자는 “디젤 엔진엔 보슈 등 다국적기업의 특허가 붙은 부품이 많은 것도 비싼 이유”라고 했다.
온실가스 적어도 산성비 원인 물질은 더 많아‘디젤차가 가솔린차보다 친환경적인가’ 라는 이승준씨의 질문에는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이 다르다고 응답했다. 류씨는 “지구온난화 원인으로 지목되는 온실가스는 가솔린 엔진에서 많이 나온다. (그러나) 디젤에서는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이 가솔린보다 더 많이 배출된다”고 했다. 배기가스 규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예전보다 유해물질 배출량이 적어지기는 했지만, 친환경차를 내세우는 것은 자동차 업체의 홍보 수단일 뿐이라고도 했다. 이 기자는 “차를 적게 타는 게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카트21]은 소비자 관점에서 전문가와 함께 다양한 상품의 정보와 특징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과도 함께하려 합니다. 페이스북(www.facebook.com/hankyoreh21)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궁금한 상품 제안 및 질문을 격주로 받습니다. 많은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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