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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21

웹브라우저 이민, 어디로 떠날까?

인터넷 익스플로러 독주에서 ‘군웅할거’ 시대 접어들어…
속도·확장성 더불어 웹 생태계 조성 위한 ‘개념 소비’도 따져봐야

제1033호
등록 : 2014-10-2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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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주문서] 나에게 맞는 웹브라우저(Web Browser), 어떻게 고르면 될까.

[주문 내역] 인터넷이 전세계로 통하는 길이라면, 웹브라우저는 그 길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입장권과도 같은 존재다. 웹브라우저는 인터넷에 뿌려진 모든 서비스와 자료에 접근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이제는 스마트폰 안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어떤 브라우저를 쓸지 망설여야 하는 시대다.

노트북에서 다양한 웹브라우저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과거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독점하던 국내 인터넷 생태계도 최근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그러나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웹브라우저=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읽히던 시절이었다. 지금도 윈도 운영체제(OS)를 바탕으로 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전체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쓰고 있지만, 예전보다 웹브라우저 생태계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웹 표준화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활발해졌을 뿐만 아니라, 모바일 시대의 등장이 기존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독점적 시장을 뿌리째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웹브라우저를 사용할지 점점 더 고민해야하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에서 무료로 내려받는 웹브라우저는 구입이라기보다는 선택의 문제다. 자, 그렇다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무엇일까. 국내에서 사용되는 주요 웹브라우저의 특징을 들여다봤다. ‘카트21’에서 최초로 이뤄지는 ‘돈 안 드는 상품’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구매 목록]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 구글 크롬(Chrome), 모질라 파이어폭스(Firefox), 오페라소프트웨어 오페라(Opera), 애플 사파리(Safari), 줌인터넷 스윙 브라우저(Swing Browser) 등 6종

모바일 속 IE 존재감은 ‘0’

현재 전세계의 웹브라우저 시장은 말 그대로 ‘군웅할거’ 시대를 맞고 있다. 10권 분량의 소설 <삼국지>로 보면 제3권 정도에 이른 느낌이다. 2000년대 초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반짝 잡았던 패권의 시대가 지나가고, 위력적인 신흥 브라우저들이 속속 세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구글의 크롬이 모바일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1위(22.21%)에 오른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웹 시장조사 업체 ‘스탯카운터’(gs.statcounter.com)가 내놓은 2014년 9월 기준 전세계 모바일 웹브라우저 시장(스마트폰·태블릿PC)의 점유율 자료를 보면, 크롬이 안드로이드 기본 웹브라우저와 아이폰의 사파리 웹브라우저를 누르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모바일 시장만 보면, 웹브라우저를 내놓지 않은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존재감은 잊혀진 지 오래다.


국내에서도 웹브라우저 시장의 변화가 감지된다. 웹 시장조사 업체 ‘넷애플리케이션’의 자료를 보면, 2008년 70%가 넘었던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국내 사용자 점유율은 2014년 9월 현재 58.37%로 줄어들었다. 그 뒤를 크롬(21.19%), 파이어폭스(14.18%)가 따라오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토종 정보기술(IT) 업체가 아예 웹브라우저를 내놓기도 했다. 줌인터넷은 지난해 12월,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크롬의 장점을 조합했다는 점을 내세운 웹브라우저 ‘스윙 브라우저’ 서비스를 시작했다. 줌인터넷은 포털 사이트 ‘줌닷컴’(zum.com)을 운영하는 업체로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다양한 제품이 끊임없이 진검승부를 펼쳐온 웹브라우저의 역사는 다소 흥미롭다. 최초의 웹브라우저인 ‘모자이크’(Mosaic)의 개발자 마크 앤드리슨 등이 1994년 상용 웹브라우저로 ‘넷스케이프’(Netscape)를 내놓았고, 이듬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뒤늦게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몇 년 동안 이어졌던 시장의 기선을 잡기 위한 두 업체의 ‘웹브라우저 전쟁’은 윈도 OS를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의 ‘천하통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파이어폭스·사파리 등이 등장했고, 모바일·태블릿PC의 등장에 발 빠른 대응을 못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열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다수가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중심이 된 인터넷 환경 탓에 공공기관·민간기업에서 ‘액티브 엑스’(Active X) 프로그램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다양한 웹브라우저에 맞는 인터넷 환경의 조성을 주장하는 인터넷 개방 모임인 ‘오픈 웹’(Open Web)이 등장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른바 ‘춘추전국시대’를 지나고 있는 웹브라우저들이 지닌 각각의 특징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 웹브라우저 서비스를 눈여겨봐온 IT 전문가들에게 평가를 부탁했다. 김기창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함께 웹브라우저의 다양성을 지원하는 캠페인인 ‘올브라우저’ 운동을 함께 해온 <슬로우뉴스>의 발행인 ‘써머즈’(summerz)는 ‘확장성’과 ‘속도’를 웹브라우저의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웹브라우저의 기본 기능이 가장 중요하지만, 최근에 나온 제품들은 대부분 기능이 상향 평준화돼 있기 때문이다. “파이어폭스·크롬·사파리 등은 브라우저가 가진 기본 기능 말고도 이용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확장 모듈이 추가돼 있다. 적절한 확장 기능을 이용하는 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어찌됐든 웹브라우저를 통해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일이 웹 페이지를 열어보는 것이기 때문에, 작은 속도의 차이라 하더라도 누적되면 큰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성능 우선이냐, 철학 우선이냐

그는 웹브라우저를 사용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선호도를 [크롬 > 파이어폭스·사파리·오페라 > 익스플로러 > 스윙 브라우저] 순서로 내놨다. “크롬은 처음 실행할 때, 그리고 전체적인 체감 속도가 빠른 편이다. 확장 기능도 유용하다. 단점도 있다. 여러 창을 띄워놓으면 데스크톱 등의 메모리를 아주 많이 잡아먹는다.” 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대해서는 “꾸준히 사용성이 많이 좋아졌지만, 최신 버전이 아니면 여러 기능적인 면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섣불리 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밖에 파이어폭스는 (데스크톱 기준으로) 메모리를 적게 쓴다는 점과 확장 기능이 훌륭하지만, 최신 버전의 경우 크롬·오페라보다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았다. 스윙 브라우저에 대해서는 “크롬과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IT 전문매체 <블로터>의 이희욱 편집장은 “웹브라우저 사이에 속도 비교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때 웹브라우저 업체 사이에 속도 경쟁이 붙었다. 100분의 1초를 앞당기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곤 했다. 지금은 어떤 웹브라우저든 이용자가 차이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오히려 웹 표준을 얼마나 잘 따르는지, 외부 서비스에 플랫폼을 얼마나 잘 개방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해 보인다. 이를테면 웹브라우저의 ‘철학’ 문제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개방성과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오픈소스 웹브라우저를 선호하게 된다.”

속도? 웹브라우저 관리부터 깔끔하게!

이희욱 편집장이 선호한 웹브라우저는 [크롬·파이어폭스·오페라 > 익스플로러·사파리 > 스윙 브라우저] 순이었다. “크롬은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붙여 쓸 수 있어 확장성 면에서 최고다. 그러나 요즘 들어 PC의 자원을 많이 먹고 좀 느려지는 등 안정성에 문제를 보이는 것 같다.” 확장성 측면에서는 오페라와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사파리는 애플 제품답게 깔끔하고 빠르다. 딱히 단점은 없지만, 그렇다고 장점을 부각하기도 애매하다. 스윙 브라우저의 경우, 오픈소스 웹브라우저 엔진에 확장 기능을 붙여 (한국적 인터넷 환경에 맞게) 액티브 엑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점은 일종의 ‘트릭’이지만 일반 이용자의 요구를 잘 간파한 전략으로 보인다.”

오페라의 경우, 그는 “모바일 기기 전체를 놓고 본다면 가장 적합한 웹브라우저”라는 평가를 내놨다. “오페라가 무엇보다 빠르다. 우리가 요즘 흔히 쓰고 있는 웹브라우저의 새로운 기능을 먼저 도입한 선구자적인 웹브라우저이기도 하다. 저사양 휴대기기, 예컨대 피처폰이나 보급형 스마트폰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상당수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쓰고 있는 윈도 OS에 가장 적합한 웹브라우저는 뭘까. 써머즈는 크롬을 추천했다. “다양한 확장 기능을 이용해 쾌적한 웹 서핑이 가능하다. 액티브 엑스가 과도한 웹사이트를 찾을 때만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켜면 된다.”

그렇다면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등 ‘보안성’ 부분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윤석찬 다음커뮤니케이션 DNA랩 팀장은 “보안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에는 여러 영역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웹 서비스의 기술들이 거의 공개돼 있고 표준화됐다. 이 때문에 서로 경쟁하는 브라우저들은 대부분 구현하고 있는 보안 기능이 있어 우열을 가리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IT 전문가들은 평소 PC·모바일 속 웹브라우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속도 등 편의성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웹브라우저들은 처음에는 사용하기 편리한 속도를 보이지만, 점점 인터넷 서핑 기록이 많아지면 쿠키·히스토리 등 저장되는 내용이 많아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술 경쟁으로 속도가 상향 평준화한 웹브라우저 시장에서는 ‘웹브라우저를 얼마나 깔끔하게 유지하는가’가 편의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차별’ 없는 콘텐츠 제공받을 수 있어야

앞으로 웹브라우저 시장의 경쟁 구도는 얼마나 간편하게 다른 서비스(전자우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타 부가 기능 등)를 연결해주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는 동일한 조건에서 서비스 경쟁을 할 수 있어야 웹브라우저의 생태계가 다양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희욱 편집장은 “특정 웹브라우저에 맞는 기능이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이용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는 일방적 정책이다. 마치 고속도로에 특정 브랜드의 자동차만 달리도록 허용하는 것처럼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어떤 OS를 쓰든, 어떤 기기로 접속하든, 어떤 언어나 지역에서 접속하든 차별 없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인터넷 민주주의’다. 결국 소비자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웹브라우저의 ‘개념 소비’를 위한 당신의 선택은?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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