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미국과 중국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국방비 지출은 세계의 52%를 차지했다. 국제 정세를 좌우하는 양대 강국의 경쟁과 충돌은 최근 10여 년 새 지구촌의 ‘신냉전’과 맞물려 아슬아슬한 국면을 넘나든다.
홍콩 출신의 중국 정치·경제 연구자 훙호펑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최신 저작 <제국의 충돌>(하남석 옮김, 글항아리 펴냄)에서, 미-중 갈등의 근본 원인은 “이데올로기 대립이나 정치·경제 모델의 차이가 아니라 (…) 자본 간 경쟁”에서 비롯한다고 말한다. 미-중 관계 악화를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라는 체제 대립으로 설명해온 통설과 구별되는 해석이다.
훙호펑은 미-중 관계가 ‘차이메리카에서 신냉전으로’(책의 부제) 급선회한 과정을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의 3대 분기점에 따라 분석한다. 1993년 출범한 빌 클린턴 미국 민주당 정부는 중국의 인권 문제 개선을 무역 최혜국 대우의 갱신 조건으로 내세웠다. 중국은 미국 정치자금의 큰손인 미국 대기업들을 로비스트 삼아 난국을 타개하며 매년 10% 안팎의 경제성장을 누렸다. 중국의 광대한 시장과 자유무역의 이점을 포기할 수 없던 미국의 ‘비즈니스 연합’은 자국 외교정책 엘리트 집단의 “중국에 적대적인 지정학적 충동을 억제”했다. 1990년대 이후 최소 20년 동안 “두 나라의 이념적·정치적 차이는 양국이 경제적 통합과 지정학적 협력을 추구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중국이 급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더 큰 야심을 내비치자 미국은 중국을 경쟁자로 여기기 시작했다. 미국 기업 집단과 중국 국가 자본의 밀월이 깨지면서 외교안보 전략까지 바뀌었다. 앞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중국의 과잉축적 위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중국 국유기업들이 외국 기업을 압박해 수익성 회복에 나서면서 양국 기업의 공생 협력은 적대적 경쟁 관계로 돌변했다. 2009년 출범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가 아시아 회귀 전략을 천명하고, 2014년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일대일로’라는 대중화권 경제 구상을 추진하면서는 두 거대 국가의 자본 경쟁이 지정학적 경쟁으로 심화했다. “신흥제국 중국과 기성제국 미국의 충돌은 20세기 초 독일과 영국 사이의 갈등을 닮아”간다. 지은이는 합법적 글로벌 통치기구의 중재와 양국 경제의 재조정이 갈등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언한다.
조일준 선임기자 iljun@hani.co.kr
매들린 번팅 지음, 김승진 옮김
반비 펴냄, 2만2천원
우리 모두 누군가의 ‘돌봄’으로 여기까지 왔다. 나를 돌봐온 존재도 있고, 내가 돌봐야 하는 존재도 있다. 누구도 인간의 조건 ‘돌봄’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우리는 돌봄을 얼마나 알고 있나. 영국 <가디언> 부편집장을 지낸 작가 매들린 번팅이 가정·종합병원·호스피스 등 다양한 현장을 5년간 취재했다.
플뢰르 펠르랭 지음, 권지현 옮김
김영사 펴냄, 1만4800원
한국에서 태어나 생후 6개월에 프랑스로 입양, 아시아계 최초로 프랑스 장관이 된 플뢰르 펠르랭의 첫 책. 그의 책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한국에 도착하자 기자 여러 명이 내가 한국인이라고 느끼는지 물었다. 어떻게 내가 2013년 한국에 애정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한국은 나를 어두운 골목길 모퉁이에 내버린 나라가 아니었던가.”
일레인 N. 아론 지음, 안진희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1만8천원
민감한 아이들은 불평이 많다. “너무 뜨겁다” “너무 차갑다” “옷이 따갑다” “맵다”. 많은 아이가 재미있게 하는 활동을 내 아이만 피할 때, 부모는 내심 불안하다. ‘고도의 민감성’을 가진 아이들이 받는 오해는 무엇이고, 이들에겐 어떤 양육법이 필요할까. ‘민감성’ 연구 최고 권위자의 육아 지침이 전면개정판으로 나왔다.
권석하 지음, 유아이북스 펴냄, 1만6800원
영국 왕의 특권 중에는 놀라운 것들이 있다. 템스강에 있는 백조가 모두 왕의 소유라는 사실. 게다가 영국 바다에 있는 돌고래도 왕의 소유란다. 40년 이상 영국에 거주한 권석하 영국 예술문화역사 해설가가 영국인도 잘 모르는 영국의 이모저모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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