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여러 가지로 기록적인 ‘무료 콘서트’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2022년 10월15일 부산 서면의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콘서트는 BTS가 ‘잠정 활동 중단’을 선언한 상태에서 열린다. 10만 명 규모 콘서트가 무료다.
개최 6주 전 장소가 변경됐다. 처음 장소는 기장군 일광읍 공연장이었다. 공연시설과 부대시설이 전혀 없는 곳에, 배로 관객을 운송할 계획까지 세워야 했다. 공연 뒤 관객이 돌아가는 데 8시간이 걸린다는 계산도 나왔다. 공연장 주변 숙박시설의 가격이 10배 올랐다. 2인 1박에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성수기 5성급 호텔 수준 숙박비가 회자됐다. 부산시는 “(숙박시설이) 높은 요금을 게시한다고 제재할 방법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BTS 옛 투 컴 인 부산’ 공연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다. BTS는 엑스포 유치 기원 홍보대사다. 공연이 확정된 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필요하다며 청와대에 “BTS의 대체복무”를 건의했다. “아미들도 군 면제받는 거 달갑지 않다. (…) 정치권 인사들은 제발 머리에서 방탄소년단을 지워줬으면 좋겠다.” 한 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이다. 정치가 “난, 난 말야 걍 음악이 좋은걸”(BTS, <옛 투 컴> 가사) 가만두지 않는다.
없던 것이 생기는 한편에서 있던 것이 없어진다. 강릉국제영화제와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차례로 지원금 축소로 폐지됐다. 강릉국제영화제는 영화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김홍규 강릉시장이 취임하기도 전인 6월28일 김동호 영화제위원장에게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취임일은 6월30일). 11월3일 영화제 개최를 4개월 앞두고 출품작을 확정하고 관계자를 초청하는 중에 벌어진 일이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8월25일 영화제 쪽이 폐지를 결정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6월 당선된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8월 초 언론 인터뷰에서 영화제를 예로 들며 “타당성 없는 보조금 지원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배우 문성근이 이사장으로 있다.
코로나19 영향이나 문화산업 구조 변화가 아니라 ‘정치의 이동’이 더 배경으로 돋보이는, ‘케이 웨이브’의 속살이다. ‘문화의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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