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공장’에 있는 새끼 돼지를 바라보는 황윤 감독. 한겨레출판 제공
“햇빛도 바람도 들지 않는 무창돈사에서 돼지들이 유전자조작(GMO) 사료를 먹고 약물을 투여받으며 밀집 사육돼요. 특히 어미 돼지는 자신의 몸과 거의 같은 크기의 스툴(우리)에 갇혀 살아요. 그곳에서 정액주사를 맞고 임신을 하고, 분만유도제를 맞으면서 새끼를 낳아요.”
황윤 다큐멘터리 감독은 구제역 살처분 대란이 일어나던 2011년, ‘돼지공장’을 찾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간 그곳, ‘공장식 밀집사육장’은 충격 자체였다. ‘내가 그동안 먹은 돈가스나 삼겹살이 이런 곳에서 키워지다니.’ 소와 돼지들이 비참하게 생매장되고 살처분되는 현장도 갔다. 그때부터 황 감독은 아들과 함께 돼지 가족을 만난 이야기와 ‘돈가스를 사랑할까, 돼지를 사랑할까’라는 딜레마에 빠진 가족의 고민을 담은 다큐멘터리영화 (2015년 개봉)를 찍었다.
황 감독은 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책 (한겨레출판 펴냄)에 담았다. 영화에 등장했던 돼지농장과 공장부터 시작해 양계장의 모습, 구제역 당시 수많은 가축을 살처분했던 공무원들의 목소리 등을 추 가했다.
무엇보다 에서는 공장식 축산에서 사육되는 ‛여성 동물’들의 착취 구조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지구상에서 가장 고통을 많이 받는 생명체가 축산 동물인데. 그중에서도 ‛여성 동물’인 것 같았어요. 스툴에 갇힌 ‛여성 동물’들은 새끼를 낳는 기계처럼 살아요. ‛여성 동물’이기에 겪어야 하는 비참한 삶이죠.”
황 감독은 돼지공장과 다른 소규모 동물복지 ‘돼지농장’에도 갔다. 강원도 평창에 있는 한 농장에서 돼지 가족을 만났다. 어미 돼지에게는 ‘십순이’, 새끼 돼지에게는 ‘돈수’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11살 아이를 둔 엄마인 황 감독은 ‘여성 동물’ 십순이의 삶에 주목했다. 새끼돼지를 키우는 십순이의 모습에서 자신을 보는 듯했다. “십순이가 새끼돼지를 키우는 과정은 제가 아이를 키우는 모습과 다르지 않았어요. 십순이를 보며 엄마로서 동료 의식이 생겼어요.” 새끼돼지 돈수가 어미에게 장난치고, 젖 달라고 칭얼대는 모습 역시 너무 사랑스러웠단다.
황 감독은 다큐를 찍고 책을 쓰면서 무엇을 먹어야 사람과 동물, 지구 모두를 살릴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 끝에 내린 결론은 채식이다. 육류 소비가 줄지 않는 한 공장식 축산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공장식 축산업 때문에 지구를 병들게 하는 사막화 문제와 온실가스 배출 문제도 여전할 테다. 그래서 황 감독은 강조한다. “무엇을 먹느냐는 더 이상 개인의 취향이 아닙니다. 윤리적인 문제예요.”
황 감독은 책의 마지막 장인 ‘동물들의 미투 선언: 차별에서 공감으로’를 꼭 읽기를 권했다. “비인간 동물들이 미투 선언을 한다면 무슨 말을 할까 상상했어요. 공장식 축산이라는 폭력 시스템 안에 있는 약자인 그들의 고통을 외면하면 안 됩니다. 그들과 ‘위드유’(너와 함께)를 외쳐야 해요. 인간 동물과 비인간 동물의 삶이 연결돼 있어요. 비인간 동물을 향한 혐오와 폭력은 언제든 인간 (그 가운데서도) 약자에게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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