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사귀고 싶은데 곁을 주지 않는 사람 같다. 한 문학평론가가 “소설적인 문장은 따로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무서워서 후덜덜. 김중혁의 산문집 를 잘 보이는 곳에 두고 글을 썼는데, 노트북을 덮을 때마다 뭣도 안 되겠구나 싶었다.
원치 않았는데 강제로 ‘선택’에 몰린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선택하지 않기’도 선택이므로 기권표를 고를 수도 없다. 그땐 고립감을 느끼지 않을까. 나는 고립(孤立)을 ‘외따로 떨어져 있다’보다는 ‘홀로 선다’로 느낀다. 홀로서기는 직립보행하는 인간의 숙명이니 우리는 마땅히 매 순간 고립돼야 하겠지만, 나처럼 기대기 좋아하는 사람은 어찌해야 하나.
밀어내는 세계에서 자신을 정의하려고 홀로 선 사람들, 지름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에움길밖에 없는 사람들, 삶의 연속성을 상실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같이 희미하나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오.”(고린도전서 13:12) 곁을 주지 않는 소설의 얼굴을 언제쯤 마주할지 모르지만 오래도록 구애하고 싶다.
손바닥만 한 재능을 쓰다듬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린다.
김민 제4회 손바닥문학상 당선작 수상자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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