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알고 보면 헛소리투성이다. 정돈된 듯한 발언 가운데서도 논리적 오류들은 불쑥불쑥 머리를 디민다. 예컨대 이런 것들. 위험을 과장해 말하지만 실질적 수치는 제대로 언급하지 않는 몇몇 무책임한 언론의 ‘공포 장사’,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며 입맛 다시는 정치인들의 ‘사후 합리화’ 등은 언뜻 정당해 보이지만 께름칙한 오류들로 점철돼 있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줄리언 바지니는 세상에 교묘히 녹아든 헛소리를 간파하는 77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다음 국가를 말하다박명림·김상봉 지음, 웅진지식하우스(02-3670-1544) 펴냄, 1만4천원
한국의 현대사를 두고 혹자는 ‘전세계 민주주의의 교과서’라고 한다. 그러나 치열한 민주화를 겪고 얻어낸 ‘지금’, 양극화와 불평등 앞에서 좌절해야만 하는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과연 행복한가. 정치학자 박명림 연세대 교수와 인문학자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헌법 제1조가 해결의 실마리라고 말한다. 합의와 공존의 논리가 흐르는 ‘공화국’의 이념을 제대로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삼켜야 했던 평화의 언어임재성 지음, 그린비(02-702-2717) 펴냄, 1만7천원
2005년 재판장에게 “생명을 죽이지 않을 권리”를 호소하던 한 청년은 1년6개월의 형을 산 뒤 2006년 5월에 출소했다. 4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청년은 평화학을 공부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로 법정에 섰던 그는 자신의 경험과 평화 연구자로서의 문제의식을 버무려 세상에 말을 걸기로 했다. 한국 사회의 강건한 군사주의로 표출되지 못하고 ‘삼켜져야만 했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길거리 인문학자’ 김찬호 성공회대 초빙교수는 돈은 물질이 아니라고 말한다. 돈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미디어이며 개인과 세계를 묶어주는 사회 시스템이다. 무형의 기호를 통해 유형의 물질을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이다. 지은이는 제도와 인간이 심층적으로 뒤엉켜 있는 희한한 발명품인 돈과 우리의 관계를 캐물으며 이들 사이의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 보인다. 2009~2010년 에서 연재했던 글을 가다듬어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