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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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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는 심장병도 고친다


성기 결합에만 치중하지 말고 애무와 키스 나눠야… 위장과 심장 기능 증진하는 효과
등록 2010-04-15 17:07 수정 2020-05-03 04:26
키스는 영혼을 나누는 연인의 특권이다. 2007년 5월 한 음료회사의 ‘키스키스 페스티벌’에 참가한 연인들이 입맞춤을 하고 있다. 한겨레 박종식 기자

키스는 영혼을 나누는 연인의 특권이다. 2007년 5월 한 음료회사의 ‘키스키스 페스티벌’에 참가한 연인들이 입맞춤을 하고 있다. 한겨레 박종식 기자

우리 병원에 내원하는 부부의 성상담과 치료를 위해 결혼생활 5년차 이상 커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섹스 도중 가슴을 충분히 애무하는가?’ ‘키스를 자주 하는가?’ 묻는 문항에 30% 이내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부부관계가 오래되면 오직 ‘본게임’이라 생각하는 성기 결합에만 치중하고, 가슴을 애무하고 키스하는 것은 형식적으로 잠깐 거쳐가야 하는 길 정도로 생각하는 커플이 많다는 통계다. 그러나 가슴 애무와 키스는 한의학적으로 볼 때 참으로 빛나는 숨겨진 진주다.

필자는 왜 가슴과 키스에 대해 ‘빛나는 진주’라는 비유를 썼을까?

우선, 가슴은 여성성이 가장 잘 발현되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 남성은 자기 존재를 음경과 동일시하고 여성은 가슴을 그렇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남성이 음경 크기에 연연하고 여성이 가슴 크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런 원리가 작용한다고 하겠다.

구조라는 것은 쉽게 말해 생김새지만, 본성을 표현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남성과 여성의 몸에서 성기와 가슴이 튀어나와 있는 구조가 각 성별의 성향과 특성을 잘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한다. 남성은 튀어나온 부위가 아랫배 부근 성기니 아랫배에서 우러나오는 힘이 잘 발현되고, 여성은 튀어나온 부위가 가슴이니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감성 에너지가 잘 발현되는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여성성의 일반적 상징인 가슴은 여성의 수용성을 상징하는 질과 에너지적으로 바로 연결된 특징이 있다. 이런 원리적 이유로 가슴은 질 오르가슴을 돕는 성감대로 작용하니, 예민한 여성은 유방을 애무하면 질이 반응하는 것을 잘 느낀다.

따라서 동양의 탄트라섹스에서는 클리토리스를 애무하는 것에만 치중하지 말고 오히려 가슴을 애정을 담아 애무하는 것이 질 오르가슴을 포함한 멋진 우주적 오르가슴을 이루는 데 더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에만 집중했던 여성에게 가슴의 재발견은 이러한 의미에서 더욱 절실하다.

그렇다면 입맞춤에는 어떤 숨겨진 의미가 있을까?

외형적으로 입맞춤이란 단순히 서로의 입술과 혀, 그리고 타액을 나누는 행위다. 그러나 내면적으로 보면 입술은 한의학에서 비위(지라와 위) 기능과 연결되고, 혀는 심장과 연결된다. 결국 입맞춤을 하면 비위 기능이 활성화되고 심장 기능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설(舌)은 심지묘(心之苗)라고 하여, 혀를 심장의 싹이 밖으로 나온 모습으로 여긴다. 따라서 혀를 나누는 입맞춤은 심장을 몸의 바깥에서가 아니라 몸 내부에서 직접 마사지하는 효과와 같다.

실제 내원한 환자 중 이 원리로 병을 치료한 경우도 있다. 부정맥으로 고생하던 결혼 13년차 남편이 있었다. 이런 원리를 들은 부인이 틈만 나면 남편 곁에 다가와 “여보, 우리 심장 마사지하자”라며 사랑의 마음으로 키스를 했는데, 결혼 13년간보다 더 많은 키스를 석 달 동안 했다고 한다. 그 뒤 병원 검사에서 남편의 부정맥 증상이 몰라보게 호전됐다.

한의학에서 심장은 모든 에너지를 통합하는 고도의 통치 행위를 수행한다고 보아 군주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니 키스는 고도의 통치 행위인 영혼을 나누는 교감의 의미가 있다. 그런 이유인지 성매매를 하는 여성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남성에겐 키스를 잘 허락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 그렇다면 비위의 건강뿐 아니라 심장의 기능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깊은 영혼을 나누고 싶다면 사랑하는 아내와 열정적 키스를 자주 나눠볼 가치가 충분하지 않겠는가.

이재형 미트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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