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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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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무례한 복음>외

등록 2007-12-07 00:00 수정 2020-05-03 04:25

무례한 복음

김경재·김창락·김진호 외 지음, 산책자(02-3670-1521) 펴냄, 1만4천원

19세기 말 서양 선교사의 선교활동으로 개신교가 시작된 한국은 21세기 세계 최대의 ‘선교대국’ ‘선교강국’이 되었다. 세계 기독교 지도자들은 “한국 선교사를 제외하면 제3세계 선교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자주 한단다. 일반인들이 선교에 대해 갖는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피랍 사건이 터졌을 때 일반인들의 반감이 폭발하기도 했다. 한국의 선교는 질적인 성장보다 양적인 성장에 몰두해온 한국 기독교사의 단면을 보여준다. 진보적 기독교계와 복음주의적 기독교계를 망라한 다양한 필진들은 이러한 갈등의 배후를 비판적으로 읽고 성찰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점검한다. 김상근은 한국 기독교 보수화의 원인을 ‘명백한 근본주의 신학자 박형룡’과 연결시킨다. 김경호는 선교활동 때 주로 인용되는 성경 문구를 살펴본다. 그는 이러한 구절이 공격적 선교로 잘못 연결되고 있다고 결론짓는다.

임진왜란 동아시아 삼국전쟁

서강대학교 국제한국학센터 기획, 정두희·이경순 엮음, 휴머니스트(02-335-4422) 펴냄, 2만8천원

책은 ‘국가가 표준으로 삼은 역사’라는 ‘국사’라는 개념에 의문을 던진다. 국사의 틀을 벗어나 새롭게 사유하는 ‘트랜스 내셔널 히스토리’ 관점에서 ‘임진왜란’을 풀어봤다. 조선의 임진왜란은 일본에서는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 중국에서는 조선을 구해주었다는 뜻의 ‘유안 차오시안’(원조선)이라고 불린다. 각자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자국이 승리한 전쟁으로 미화해온 것이다. 이 임진왜란을 세계사, 동시대적, 통시대적 맥락에서 살핀 결과는 후대 일본의 팽창주의 정책에까지 어어진다.

꿈은 소멸하지 않는다

박상철 외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7) 펴냄, 1만7천원

기원전 1세기 노예반란을 주도한 스파르타쿠스부터 1970년 칠레의 아옌데까지 세계의 혁명가 15인의 삶을 다뤘다. ‘레닌의 연인’으로 알려진 이네스 아르만드는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다. 그는 시동생과 두 번째 결혼을 하며 전통적인 가족관계를 청산하고 여성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투쟁했다. 에스파냐 아나키즘 혁명가 두루티도 새롭다. 1936년 자발적 혁명에 의해 바르셀로나를 해방시킨 혁명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전세계로 확대하려 했지만 125일 천하로 끝나고 만다. 혁명의 핵심 개념은 ‘집단화’ 실험이었다.

한국경제 하이에나를 죽여라

이원재 지음, 더난출판(02-325-2525) 펴냄, 1만2천원

대한민국이 계획경제 시대에 채택한 전략은 하이에나 전략이다. 남들이 사냥한 것을 빼앗아 생존에 몰두하는 하이에나처럼, 기업들은 외국 기업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시장에 가서 팔릴 만한 물건들을 보고 재빨리 모방해 싼값으로 내놓았다. 한국인들 생활 역시 비슷하다. 그저 남들이 공부한 내용을 열심히 외우고, 남들이 다 보는 시험에서 이겨 성공한 삶을 누렸다. 하지만 오늘의 하이에나는 예전의 방식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 하이에나에게 저자는 ‘창조를 통한 성장’을 권한다.

다윈, 당신 실수한 거야!

외르크 치틀라우 지음, 박규호 옮김, 뜨인돌출판사(02-337-5252) 펴냄, 9800원

다윈진화론의 핵심인 적자생존, 자연선택 등에 ‘위배되는’ 실제 사례들을 동물들의 세계에서 뽑아내 보여준다. 꼬리치레라는 새는 독특하게 우두머리를 뽑는다. 가장 목소리가 크고 힘세고 용감하고 짝짓기 욕구가 왕성한 구성원 대신 가장 친절하고 자기희생적인 동료를 추대한다. 물개는 하필이면 바다의 푸른빛을 못 보고, 수사슴은 큰 뿔 때문에 나뭇가지에 버둥거린다. 인간세계에서도 진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무수한 예를 볼 수 있다.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이청준 지음, 열림원(031-955-0700) 펴냄, 1만1천원

3편의 중편과 4편의 단편소설, 4편의 에세이 소설이 묶였다. 표제작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는 우즈베크공화국에 정착한 한국 이민자의 지난 삶과 현재 한국과의 조우를 다뤘다. 유일승은 해외에 정착하기 위해 세 번이나 조국을 잊어야 했다. 유일승이라는 이름을 노일승, 유세르게이로 바꿔야 했고, 고려말까지도 잊어야 했다. 그는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고향을 생각하고, 월드컵이 치러지자 고국 땅을 다시 밟는다.

또 다른 아들

도릿 오르가드 지음, 박미섭 옮김, 검둥소(02-3142-6770) 펴냄, 9천원

팔레스타인 지역에 사는 아랍인을 통해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의 화해를 그린다. 하미드는 이스라엘에서 의과대학을 다닌다. 방을 구하러 돌아다니면서 받은 박대에 분노하며 유대인에 대한 미움을 키워나간다. 시나이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뒤 정신이 나가버린 미리암도 아랍인을 증오한다. 하미드는 미리암의 집에 방을 구하러 가는데, 미리암은 하미드를 죽은 아들로 착각한다. 미리암은 하미드를 여러 가지로 보살펴주고, 하미드는 그 사랑에 보답하려고 열심히 아들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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