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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한시의 세계 외

등록 2006-03-24 00:00 수정 2020-05-03 04:24
한시의 세계

심경호 지음, 문학동네(031-955-8888) 펴냄, 1만5천원

한시 구성의 기본 원리에서부터 한시 미학의 핵심적인 개념들, 한시에서 즐겨 다루는 소재, 한시 창작의 방법론 등을 설명하고 있다. <시경>에서부터 당시, 송시뿐 아니라 뛰어난 한국 한시까지 200편이 넘는 다채로운 한시들을 골고루 소개해, 한시의 세계 전체를 균형 있게 조망할 수 있다. 초심자라면 맨 앞의 ‘나도 한시를 지을 수 있을까?’에서 평측과 압운 같은 한시 구성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가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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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증류

브루스 T. 모런 지음, 최애리 옮김, 지호(02-325-5170) 펴냄, 1만8천원

자연과 세계 인식에 일대 변혁을 가져온 16~17세기의 과학혁명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는 그것이 이전 시대의 마법 및 신비주의와 선명한 단절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런 전통적인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며 미신 혹은 마술로 잘못 알려진 연금술이 오히려 근대 과학의 도래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15~18세기에 연금술이 점차 화학으로 진화해간 과정을 더듬는다. 그리고 현대 의학과 화학에 연금술이 끼친 영향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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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니 향기롭다

박범신 지음, 랜덤하우스중앙(02-3705-0131) 펴냄, 9500원

작가 박범신이 히말라야 여행에서 사색 에세이집을 가지고 돌아왔다. 진정한 삶의 행복이야말로 가지려는 마음보다 비우려는 마음에 있다는 깨달음을 던져준다. 지은이는 ‘떠남’의 필요성부터 역설한다. 출근 시간에 매여 씹지도 못한 밥알을 허겁지겁 넘기다가 “이게 아닌데”라는 말이 가슴속에서 들려오면 잠시 일상을 멈추고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지금 정해놓고 있는 일상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더 큰 아파트? 더 높은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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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강수정 옮김, 생각의 나무(02-3141-1616) 펴냄, 1만2800원

아르헨티나 출신의 ‘독서가’인 지은이가 2002년 6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일기 형식으로 책에 대한 사색과 삶의 성찰을 지은 글들을 묶었다. 10세기 기록물에서 20세기 동화까지, 일본 헤이안 시대 궁녀의 기록물에서 괴테의 소설이나 아르헨티나 작가의 작품까지 장르나 시기를 구별하지 않고 다양한 책들이 소개된다. 단순히 책의 내용 소개로 그치지 않고 지은이의 일상과 체험들이 교차된다. 삶의 지혜를 꿰뚫는 철학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먹지마, 똥이야!

모건 스펄록 지음, 노혜숙 옮김, 친구미디어(031-955-3000) 펴냄, 1만3천원

지은이는 자신의 몸을 실험도구로 삼아 한 달 동안 맥도널드 햄버거만 먹고 그 변화 과정을 찍은 다큐멘터리 <슈퍼 사이즈 미>의 감독이다. 이 책에선 영화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했던 뒷이야기와 패스트푸드 산업의 추악한 이면을 이야기한다. 신랄한 유머가 돋보인다. 지은이는 맥도널드에서 판매되는 맥푸드가 각종 화학성분 첨가물과 엄청난 양의 설탕이 범벅된 나쁜 음식이라는 점을 밝힌다. 그리고 교활한 마케팅 전술을 파헤친다.

앙드레 지드의 콩고 여행

앙드레 지드 지음, 김중현 옮김, 한길헤르메스(031-955-2036) 펴냄, 1만5천원

<좁은 문>의 작가 앙드레 지드가 1925~26년에 자신의 책과 재산을 팔아 조카 마르 알레그레와 함께 떠난 콩고 여행의 기록. 이 여행은 50대가 되도록 미학이나 도덕 문제에만 천착했던 작가에게 애타심이나 휴머니티, 사회문제로 눈을 돌리게 한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아프리카에 대한 프랑스 식민정책의 부조리를 고발한다. 작가의 눈에 비친 원주민들은 짐승 같은 취급을 당하고 있었다. 작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실상을 말하는 것뿐이었다.

독신의 탄생

엘리자베스 애보트 지음, 이희재 옮김, 해냄(02-326-1600) 펴냄, 3만원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3천 년의 역사를 내려오는 동안, 성적 절제를 의미하는 ‘금욕 현상’은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다. 지은이는 금욕이 종교적 필요 때문이었다는 통념에 반대한다. 독신이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살고 싶다는 개인의 욕망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동성애를 숨기기 위해 금욕 생활을 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불합리한 사회제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독신을 택한 현대 여성들이 독신을 고집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번역은 내 운명

강주헌 외 지음, 즐거운 상상(02-706-9458) 펴냄, 1만2천원

중견 번역가 6명의 번역론과 삶의 이야기를 묶었다. 번역가 지망생은 물론 출판 관게자와 일반 독자들도 궁금해할 번역가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독자와의 소통 등 번역가들의 공통된 고민과 언어를 다루는 어려움, 번역을 하게 된 동기와 번역관이 생활의 에피소드 속에 녹아 있다. 촘스키 저술의 대표적 번역가 강주헌, 일본 문학 전문가 김춘미, 중남미 문학을 활발하게 소개하는 송병선씨 등의 글솜씨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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