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무조건 막아라! ‘청와대행 세월호’
② ‘정권 호위무사’ 보수단체
③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융성’
④ 청와대의 사법 장악 ABC
박근혜는 대통령 시절 ‘법치주의’란 말을 즐겨 썼다.
“사법부 판단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는 데 중요하고… 국민은…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서 그 결과에 책임을 묻고 책임을 지는 그런 성숙한 법치국가의 모습을 바라고 있을 것….”(2013년 10월31일 ‘국가정보원 대선 여론조작 사건’ 관련 수석비서관회의 발언)“저는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사면은 예외적으로 특별하고 국가가 구제해줄 필요가 있는 상황이 있을 때만 행사하고… 특히 경제인 특별사면은 납득할 만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2015년 4월28일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관련 대국민담화)
박근혜는 파면당하자 헌법재판소 결정에 불복했다. 그는 지난 3월12일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틀 전까지 대통령이었던 그가 헌법의 마지막 보루인 헌재 결정을 부정한 것이다. 평소 법치주의를 강조한 대통령과, 헌재 결정에 불복한 대통령 사이의 괴리. 그것은 단지 박근혜 개인의 표리부동일까.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말했던 ‘법치주의’의 민낯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이 있다. 2014년 6월12일부터 2015년 1월10일까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을 지낸 고 김영한 대구대 석좌교수의 업무수첩(비망록)이다. 그는 213일의 재임 기간 중 194일치 메모를 남겼다.
수첩 2014년 6월22일치에는 ‘rule of law(법의 지배), 온정주의 금물, 전교조·RO·통진당, 법치주의 확립’(그림1)이란 메모가 있다. 바로 위 ‘長’(장)이란 글자에 비춰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발언을 옮겨 적은 것으로 보인다. ‘법의 지배’는 통치권자의 임의적 지배가 아닌 법에 따른 지배란 뜻이다. 법치주의와 같은 말로 쓰인다.
하지만 통치권자가 말하는 법치주의엔 함정이 있다. 그가 법치주의의 기준인 법을 지배하려 할 때다. 김 전 수석 업무수첩 194일치 메모 가운데 법원·헌재 관련 메모는 최소 40건 이상이다. 이들 내용을 보면, 박근혜 청와대는 특정 판사에 대한 낙인·배제, 대법원 순치, 심리·평의 개입, 확정판결 무력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사법 장악’ 시도다.
① 특정 판사 낙인·배제박근혜 청와대는 몇몇 판사들을 눈엣가시로 여겼다. 판사·판결도 이념의 눈으로 바라본 탓이다. 김 전 수석의 업무수첩 2014년 6월14일치엔 ‘이념 대결 속에서 생활 - 갈등 속에서 전사적 자세 지니도록’이란 메모(그림2)가 있다. 8월12일치엔 ‘보수·진보 갈등 관련 판결시 진보 유리하게 선고하는 ○○ 문제’(그림2)라고 쓰였다. 청와대 참모들을 ‘이념투쟁의 전사’로 호명하며 판결 또한 보수·진보 투쟁의 장으로 인식한 것이다.
업무수첩에 가장 먼저 등장한 판사는 박관근 부장판사다. 2014년 6월30일치엔 ‘박관근 부장판사 : 김일성 시신 참배 : 동방예의지국에서의 의례적 표현’이란 메모(그림3)가 있다. 9개월 전 판결에 대한 언급이다. 청와대가 문제라고 여긴 판사·판결 이름을 적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박관근)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2013년 9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김일성 주검을 안치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참배한 행위’를 무죄로 봤다. “동방예의지국인 대한민국에서 평소 이념적 편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의 단순한 참배 행위를 망인의 명복을 비는 의례적인 표현(예식)으로 애써 이해할 여지가 있다”는 이유였다. 당시 보수단체들은 재판장인 박 판사의 파면을 요구했다.
판사에 대한 ‘사회적 제재’를 언급한 메모도 있다. 업무수첩 8월29일치엔 ‘군산 이형주 판사 - 재임용, 영장 고려 사유(도주, 증거인멸). 사회적 제재→보수·애국단체 SNS 항의. 사퇴 요구. 중세 나폴리 여자 의상 “창녀의 복장~”’이란 메모(그림4)가 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이형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14년 8월27일 불법 조업을 하다 전복 사고를 낸 한 선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판사는 영장 기각 결정문에 “세월호 사고로 왜 수많은 우리 아이들이 희생돼야 했는지는 눈을 감고 세월호 사건 재판의 피고인들만 처벌함으로써 넘어가려는 국가의 태도가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한 업무수첩 내용대로 보수단체가 움직였다. 나흘 뒤(9월2일) 보수단체 미래를여는청년포럼(대표 신보라)과 청년지식인포럼 storyK(대표 이종철)는 대법원에 이 부장판사의 자질이 의심된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냈다. 신보라 대표는 지난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고 20대 국회의원이 됐다.
메모 속 ‘창녀의 복장’은 판사에 대한 낙인효과를 뜻하는 구절로 추정된다. 중세 유럽에서는 ‘창녀’들에게 특별한 옷을 입도록 해 ‘일반인’과 구별하고 종종 마녀사냥의 대상으로 삼았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유대인들은 이미 1397년에 노란색 배지를 달도록 의무화되었다. 그리고 창녀와 포주들은 노란색 스카프를 매라는 명령을 받았다.”(, 남영우 지음, 푸른길 펴냄)
판사에 대한 직무배제를 직접 언급한 메모도 눈에 띈다. 업무수첩 9월22일치엔 ‘법관-비위 법관의 직무배제 방안 강구 필요.(김동진 부장)’이란 메모(그림5)가 있다.
김동진 당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는 9월12일 법원 인트라넷 게시판에 ‘법치주의는 죽었다’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전날 선고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무죄판결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상식과 순리에 어긋나는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함)의 판결”이라고 썼다. 대법원은 파장이 일자 3시간 만에 글을 직권 삭제했다.
이와 관련한 김영한 수첩의 메모는 청와대가 일찌감치 김 부장판사의 ‘직무배제’ 방법을 찾은 정황이다. 메모가 쓰인 나흘 뒤에야, 성낙송 당시 수원지방법원장은 대법원에 김 판사 징계를 청구했다. 결국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는 12월3일 김 판사에게 정직 2개월 처분을 했다.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은 정직, 감봉, 견책 세 가지다. 직무배제 징계는 정직뿐이다. 청와대가 언급한 ‘직무배제’에 해당하는 징계가 내려진 것이다.
이같은 정황에 대해 고영한 법원행정처장은 2016년 12월9일 법원 인트라넷에 “(김 판사가 수첩에서 언급된) 2014년 9월22일 이전인 9월17일 (이미) 소속 법원장이 해당 법관에 대한 징계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결정을 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가 판사의 성향을 파악해 검찰 수사에 참고토록 한 정황도 보인다. 업무수첩 2014년 9월4일치엔 ‘법원 영장 - 당직 판사 가려 - 청구토록’이란 메모(그림6)가 있다. 법원이 김정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등 3명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다음날 메모다.
당시 검찰은 2014년 5~7월 세월호 참사 관련 시국선언과,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반대 조퇴투쟁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김 위원장 등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첩 메모는 영장 기각을 사전에 막으려면 당직 판사 성향을 파악해 영장 청구 시점을 조절하라는 취지로 읽힌다. 당직 판사는 야간·휴일에 영장전담 판사가 없는 경우 영장 처리를 담당하는 형사부 소속 판사들을 일컫는다. 사전 구속영장 발부는 추후 심문 기일을 잡아 전담 판사가 결정하지만, 체포된 피의자의 사후 구속영장은 체포 48시간 이내에 청구된 뒤 바로 심문·결정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② 대법원 길들이기박근혜 청와대가 대법원을 정책·교류·인사를 통해 통제하려 한 정황도 있다. 김 전 수석의 업무수첩 2014년 9월6일치엔 ‘법원 지나치게 강대, 공룡화, 견제 수단 생길 때마다 길을 들이도록(상고법원 또는) 다 찾아서 - 검찰 입장 감안시에만’이란 메모(그림7)가 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끄는 대법원의 숙원 사업인 상고법원 설치 등을 약점으로 잡고 대법원을 길들이라는 취지로 읽힌다.
같은 날 메모엔 ‘법원 지도층과의 ○하. 커뮤니케이션 강화’ ‘법원도 국가 안보에 책임 있다는 멘트 필요 → 국가적 행사 때’라는 내용도 있다. 법원 고위층과의 교류와 법원의 안보관 강화 필요성을 강조한 말로 보인다.
청와대가 대법관 추천에 관여하려고 한 흔적도 있다. 대법관은 소부 또는 전원합의체 재판에 참여할 뿐 아니라, 대법원장은 대법관 중에서 법원 사무·인사를 관장하는 법원행정처장을 임명한다. 법적으로 청와대는 대법관 추천 과정에 관여할 수 없다.
대법관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의 후보자 3배수 이상 추천을 받아 대법원장이 후보자 1명을 임명 제청하면,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추천위는 선임대법관, 법원행정처장, 법무부 장관, 대한변호사협회장,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법관 1인, 비변호사 3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업무수첩 6월24일치엔 사법연수원 16·17기 검찰 고위 간부 9명의 이름이 쓰였다. 그 위아래 ‘양창수(14. 9.7. 만료) → 신영철(15. 2.17.)’ ‘추천위 통해서 추진’ ‘법무 출신 1명은 부담스럽다’ ‘법무부 짠 대로 진행되는 듯한 인상’이란 메모(그림8)가 있다. 수첩 6월28일치엔 ‘이번 기회 놓치면 검찰 몫은 향후 구득 난망’이란 메모(그림8)가 있다.
이런 메모들은 청와대가 양창수·신영철 대법관 퇴임을 앞두고 검사 출신 대법관 후보를 추천하려 한 정황으로 보인다. 검사 출신 안대희 대법관이 2012년 7월 퇴임하면서 검사 출신 대법관 명맥이 끊어진 상황이었다. 2012년 6월 대법관 4인의 퇴임을 앞두고 대법관 후보로 임명 제청된 김병화 당시 인천지검장은 ‘제일저축은행 수사 축소 개입’ 의혹 등이 불거져 국회 임명동의 절차 과정에서 자진 사퇴했다. 2014년 1월 차한성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받은 5명 가운데 검사 출신으로 유일하게 정병두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포함됐지만, 결국 임명되지 않았다.
당시 청와대 메모는 검사 출신 대법관을 배출해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읽힌다. 하지만 2014년 7월에도 추천위는 양창수 대법관 후임으로 판사 출신 3명만 추천했다. 결국 권순일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 대법관에 임명됐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2015년 1월 신영철 대법관 후임으로 검사 출신 박상옥 당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을 임명 제청하게 된다. 박상옥 현 대법관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팀원으로서 당시 경찰의 사건 은폐·축소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샀다. 수첩 6월24일치엔 검사 출신 대법관 후보군 이름 아래 ‘재야-박상옥(형정원장)’이라는 대목(그림8)도 등장한다.
③ 심리·평의 개입전교조와 통합진보당은 박근혜 청와대의 ‘2대 척결 대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수석 업무수첩 2014년 6월24일치에는 ‘2대 과제 ①민노총, 민노당 ②전교조’라는 메모가 있다. 6월20일치엔 ‘전교조 생존 문제를 경시할 수 없어’라는 메모도 보인다.(그림9)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반정우)가 2014년 6월19일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다음날 메모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2013년 10월24일 해직교사를 탈퇴시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교조를 교원노조법에 의한 노조로 보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1999년 7월 교원노조법 통과로 법내 노조 지위를 얻은 전교조가 그 이전 법외노조로 돌아갈 처지에 놓였다.
전교조는 항소했다. 1심 판결에 따른 효력을 항소심 판결선고 전까지 정지해달라고도 재판부에 신청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민중기)는 2014년 9월19일 전교조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헌재에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 제청’도 했다. 해고된 노조원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판정 때까지만 교원으로 본다는 법률이 헌법상 단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청와대가 서울고법의 효력정지 결정 취소에 개입하려 한 정황도 보인다. 결정 다음날, 9월20일치 수첩에는 ‘전교조 관련 대처 ①즉시 항고 인용 ②헌재 결정-합헌’이라는 메모가 있다. 9월22일치엔 ‘전교조 가처분 인용 잘 노력해서 집행정지 취소토록 할 것’이라고 쓰였다. 9월24일치엔 ‘전교조 관련 탄원서 다다익선’이란 메모가 있다.(그림10)
고용노동부는 실제 9월22일 고법 결정에 대해 대법원에 항고했다. 박근혜 청와대는 대법원이 항고를 인용하고 헌재가 교원노조법 합헌 결정을 하도록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던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관련 탄원서 다다익선’ 같은 메모처럼, 법원과 헌재를 압박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청와대가 직접 나서 궁리한 흔적도 남아 있다.
심지어 청와대가 헌재 평의 결과를 사전에 파악한 정황도 나타났다. 업무수첩 12월17일치엔 ‘정당해산 확정, 비례대표 의원직 상실, 지역구 의원 상실 이견 - 소장 의견 조율 중(금일)’이란 메모(그림11)가 있다. 헌재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결정(12월19일)을 이틀 앞둔 시점의 메모다. 청와대가 ‘정당해산 확정’ 결론을 미리 확인한 정황이다. 실제로 12월19일 헌재는 재판관 8 대 1의 의견으로 통합진보당 해산과 소속 국회의원 5명(비례 2명·지역구 3명) 전원 의원직 상실을 결정했다.
업무수첩 12월18일치엔 ‘내일 헌재 선고 - 헌정사 중요 모멘텀 초유의 사례. 기각 인용 간에 파란 예상. 후속 조치.’ ‘의원직 판단이 없는 경우’라는 메모(그림11)도 있다. 헌재는 2017년 1월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에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이날치 메모를 근거로 삼았다. “12월18일치 메모를 봐도 결과를 사전에 확실히 알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헌재의 재판관 최종 표결은 선고 당일 오전 9시30분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가 누군가로부터 선고 이틀 전 ‘헌재 소장이 재판관 의견을 조율 중’이라는 전제로 헌재 결정 윤곽을 사전에 전달받았다는 의혹은 말끔히 해소되지 않는다.
④ 양형 무력화박근혜 청와대가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재벌 총수 석방 방안을 약 11개월 전부터 궁리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 전 수석의 업무수첩 2014년 9월26일치엔 대법원 확정판결(2014년 2월27일) 이후 수감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선처 방법을 모색한 문서(그림12)가 붙어 있다.
당시 최 회장은 계열사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려 선물투자 등에 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다. 문서에는 최 회장의 형 종료 시점(2017년 1월30일)과 함께 가석방과 특별사면이 가능한 조건과 시점이 적혀 있다. 이듬해 8월14일 최 회장은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형기 4년 가운데 1년5개월여가 남은 시점이었다.
최 회장 아래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판결 경과도 쓰여 있다. 이 회장은 2013년 7월 횡령·조세포탈·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2016년 7월 이 회장의 상고 취하로 징역 2년6월에 벌금 252억원이 확정됐다. 그는 다음달 12일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다.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수차례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실제 구치소 수감 생활은 107일에 불과했다. 형기 2년6개월 중 2년2개월여를 남기고 사면된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는 대가로 최 회장과 이 회장의 특별사면을 결정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공모자인 최순실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르·K스포츠 재단에 SK그룹은 2015년 10월 이후 111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CJ그룹은 13억원을 출연했다. CJ그룹은 최순실씨의 측근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K컬처밸리 사업에 2017년까지 1조4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 회장과 이 회장의 재판에는 각각 2년1개월, 3년이 걸렸다. 그 기간에 각 재판부가 고심했을 ‘양형’은 뇌물 의혹을 사는 특별사면으로 허사가 됐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전화신청▶ 02-2013-1300 (월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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