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죄 피의자인 대통령 윤석열이 2024년 12월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계엄군이 국회의원 등 정재계 주요 인사를 체포해 구금하려고 한 장소로 경기 수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연수원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계엄이 선포되고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과 계엄군이 선관위 연수원 앞에 나타난 모습이 시시티브티(CCTV)에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계엄 해제 뒤인 12월4일 새벽 1시37분께 맞은편 건물(국립농업박물관) 주차장 CCTV에 군인 버스 등이 찍혔는데, 연수원 건물 CCTV엔 훨씬 이른 시각에 경찰과 군인의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2024년 12월12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경기 수원 소재 선관위 연수원 CCTV를 보면, 12월 3일 밤 11시18분30초께 연수원 앞으로 경찰차 한 대가 들어오면서 한 사람이 내렸다. 대통령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12월3일 밤 10시23분에서 55분 정도 지난 시각이다. 연수원 쪽은 “경찰이 먼저 도착해 정문 앞을 통제했다”고 양 의원실에 밝혔다.
이로부터 2시간 가까이 지나 계엄군 도 연수원에 도착했다 . 비상계엄 해제 이후인 12월4일 1시9분께 연수원 CCTV에 ‘대한민국 육군’이라고 적힌 버스 두 대가 등장하더니 출입구 가까이로 접근했다. 바깥엔 경찰로 추정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건물 출입구 근처에 서 있었다. 화면에 비친 경찰차는 4대로 늘었다.
그 뒤로도 여러 대의 경찰차와 버스가 주차장에 진입했다. 미니버스·대형버스·스타렉스·응급차 등이다. 맞은편 건물인 농업박물관 주차장 CCTV에 이런 장면이 모두 찍혔다. 이들 버스는 1시간가량 주차장에 머무르다 오전 2시24분께 철수했다.
연수원은 양 의원실에 “CCTV상으로 계엄군 대형버스 2대와 소형버스, 짚차를 확인했다. 경찰은 정문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계엄군은 버스에서 대기했다. 다만 건물 안으로 진입하지는 않았다”고 보고했다. 이날 연수원에 도착한 계엄군과 경찰 규모는 각각 130여명과 100여명이었다고 한다.
양 의원은 수원 연수원도 수도방위사령부 지하 벙커와 마찬가지로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을 구금하려던 장소라고 추정한다. 의원실이 연수원에 확인한 결과 건물에 1인실 17개, 2인실 80개가 있어 총 177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다. 별다른 컴퓨터 전산시설은 없었다. 양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 연수원에 강제 수용하지 않았을까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육군본부 쪽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를 통해 밝혀질 사안”이라고 밝혔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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