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성삼재에서 본 풍경. 마을이 아침 안개에 싸여 있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2023년 10월28일 아침 8시, 지리산 성삼재 휴게소에서 만난 김경민(27)씨와 김나영(29)씨는 각각 부산과 제주에서 왔다고 했다. 두 사람은 새벽 3시40분에 산 아래 게스트하우스를 출발해 노고단에서 벌써 일출을 보고 내려온 참이었다. 생일을 맞아 산행에 나섰다는 김경민씨는 “정지아 작가의 책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를 읽다가 지리산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작가의 이 에세이는 <빨치산의 딸>을 쓰고 수배당하던 스물여섯 살 때, 부모보다 그립던 지리산에 몰래 들어가 뱀사골 산장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꼬불꼬불 산길로 수백대의 자전거가 힘겹게 올라오고 이었다. 경기도 성남에서 왔다는 이원효(51)씨는 자전거 경력 11년째로, 지리산에서 열리는 비경쟁 자전거대회에 출전하러 왔다고 했다. “단풍철이면 으레 자전거대회가 있는데 큰 대회가 열릴 때는 아예 찻길을 막고 2천~3천 대가 출전한다”고 그는 말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희망을 갖고 산에 올랐다. 지리산은 해발고도 1915m로 남한에서 한라산 다음가는 높이를 가진 산이다. 창조신인 마고할미 신화를 품은 한민족의 영산이자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가진 산. 1967년 지정된 제1호 국립공원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반달가슴곰, 수달, 매, 얼룩새코미꾸리, 모래주사, 산굴뚝나비 등과 2급 담비, 무산쇠족제비, 삵, 하늘다람쥐 등이 살아가는 곳. 첩첩산중 골골마다 사람들이 파고들어 살던 이곳에는 한 서린 발자취와 삶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이야기도 묻혀 있다. 지리산의 자연과 역사, 사람들의 일상까지 아우르는 ‘지리산의 마음’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이유진 선임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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