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6일 대한민국 역사상 권력기관 감시와 관련해 기념비적인 발표가 있었다. 세금도둑잡아라 등 3개 시민단체와 언론사 <뉴스타파>가 검찰의 특수활동비 내역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공개를 주도한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대표와 인터뷰했다.
-어떻게 검찰 특활비를 조사하게 됐나.
“2016~2017년 촛불시위 때 시민단체들과 <뉴스타파>가 모여서 대통령 탄핵만으로는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 권력기관의 문제점을 끝까지 파보자고 했다. 그래서 먼저 국회의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의 공개를 청구했다.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통해 2019년 여름까지 국회의 3개 비용을 모두 공개했다. 이어 권력기관인 검찰에 대해 2019년 10월 같은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검찰이 거부해 다음달인 11월 소송을 냈고, 2023년 4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번 공개에서 가장 의미 있는 대목은.
“아무리 강한 권력기관이라도 그 활동 예산을 공개해서 주권자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도 당연히 감시 대상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검찰이 압수수색 때 사용하는 파란 상자를 가지고 가서 자료를 받아왔다. 이제까지 검찰이 특활비를 자의적으로 사용한 것은 범죄와 같은 행위라는 점을 보여줬다. 검찰을 민주적으로 개혁하는 하나의 계기를 만들었다.”
-이번 공개 내용에 미흡한 점이 많았는데.
“특활비 관련 자료를 6805쪽 받았는데, 대검찰청 자료 가운데 2017년 1~4월, 서울중앙지검 자료 가운데 2017년 1~5월 자료가 통째로 빠져 있었다. 해명을 요구했으나,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또 2017년 12월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의 수시 특수활동비가 한 달에 13억원에 이르렀다. 검찰 인사 15명에게 매달 특활비를 정기 지급하고도 이들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점도 심각한 문제다.”
-윤석열 총장 시절 특활비는 두 달치만 공개됐는데.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인 2023년 5월에 당시 윤 총장의 나머지 17개월 특활비를 공개하라고 청구했고, 검찰이 수용했다. 2개월이 지났는데, 검찰은 복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아직 주지 않고 있다.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 공개된다.”
-특활비와 관련해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
“이번에 발표한 것은 특활비이고, 앞으로 업무추진비 자료 받은 것을 분석해서 발표한다. 영수증의 60%가 잘 안 보이지만, 나머지 내용에서 의미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번에 공개한 내용에서 밝혀지지 않은 것은 국정조사나 특별검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 7월14일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에게 요구했다. 대통령비서실과 감사원의 특활비에 대해서도 정보공개 소송 중이다.”
-6년 동안 한겨레신문사 사외이사로 일했고, 3년 동안 <한겨레21>에 환경 칼럼도 썼다. <한겨레21>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언론사의 여러 할 일이 있지만, 진실 추구나 권력 감시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윤석열 정부에선 언론사의 그런 일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창간 정신에 따라 계속 노력해달라. 휘발성이 강한 일간지에서 다루지 못하는, 깊고 긴 호흡의 기사를 다뤄달라. 또 최근 농촌에서 대기업이나 민간자본이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산업 쓰레기장을 설치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문제도 감시해달라.”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기승전21은 <한겨레21>과 인연이 있는 ‘그때 그 사람’을 찾아 안부를 묻고 <21>의 안부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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