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2020년 10월13일 정인이가 췌장 절단 등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뒤 허망하게 1년이 지났다.
태어난 지 16개월 된 정인이는 어린이집 원장과 소아과 의사 등이 세 차례나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를 했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 2020년 9월23일 마지막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된 날로부터 21일, 2020년 5월25일 첫 번째 아동학대 신고로부터는 142일이 있었지만 그 기간에 아무도 정인이를 구하지 못했다.
<한겨레21>은 정인이처럼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되고도 숨진 아이들의 사례를 전수분석했다. 2013~2020년 8년 동안 숨진 아동학대 피해자 사례 가운데 신고되고도 숨진 아이들만의 사례를 따로 추렸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을 통해 정부가 파악한 ‘2013~2019년 재학대 사망자 수’ 자료를 바탕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아동인권위원회,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과 함께 판결문과 언론 보도를 종합해 자료에 누락된 사례를 보완했다. ‘재학대’ 사례란, 최근 5년 사이 신고돼 아동학대로 판단된 적 있던 사례가 또 신고돼 아동학대로 다시 판명된 경우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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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분석 결과, 2013~2020년 정인이처럼 아동학대 신고 뒤에도 숨진 아동이 ‘적어도’ 20명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동학대 신고가 되고도 숨진 아이들 사례만 전수분석하는 시도는 처음이다. 아동학대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활동해온 전문가 6명과 함께 20명의 아이를 왜 살릴 수 없었는지를 함께 분석했다.
1년 전, 정인이를 살릴 수 있던 시간이 140일 넘게 허망하게 지나갔듯이 어쩌면 지금도 또 다른 정인이의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을지 모른다.
임지선 <한겨레>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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