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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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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n]디지털성범죄 피해자 “혼자였다면 죽어버렸을 거에요”

피해자 김희정(가명)이 연대자에게 보내는 편지
등록 2020-11-28 22:09 수정 2021-05-05 21:46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인 ‘박사방’을 만든 ‘박사’ 조주빈의 첫 재판이 열린 6월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이 ‘우리는 결국 승리할 것이다’라는 손팻말을 들고 함께 연대한다는 의미로 붉은 끈을 잇는 행위극을 벌이고 있다. 한겨레 백소아 기자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인 ‘박사방’을 만든 ‘박사’ 조주빈의 첫 재판이 열린 6월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이 ‘우리는 결국 승리할 것이다’라는 손팻말을 들고 함께 연대한다는 의미로 붉은 끈을 잇는 행위극을 벌이고 있다. 한겨레 백소아 기자

<한겨레21>이 디지털성범죄를 정리하고, 앞으로 기록을 꾸준히 저장할 아카이브(stopn.hani.co.kr)를 열었습니다. 11월27일 나온 <한겨레21> 1340호는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이후 1년동안 일궈온 성과와 성찰, 그리고 여전히 남은 과제로 채웠습니다. 이곳( https://smartstore.naver.com/hankyoreh21/products/5242400774)에서 구입 가능합니다.

디지털성폭력 피해자 4명이 ‘너머n’에 6통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준 가해자, 같은 아픔을 가진 또 다른 피해자,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연대자들에게 쓰는 편지입니다.

To. 연대자님

안녕하세요.

언젠가 한번 이렇게 말씀을 전하고 싶었는데 이런 기회에 전할 수 있어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참… 이렇게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항상 위로해주실 때마다

이런 분들을 떠올리며 더 잘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 보면 저보다 더 제 일에 분노해주시는 모습에서

나는 살아오면서 남의 아픔에 크게 공감하며 분노했던 적이 있었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아픔과 분노가 머릿속에 공존하는 순간

머릿속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응어리가 지는 순간

저를 대신해 그 말을 세상 밖으로 던져주셔서

그때마다 정말 힘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저에게 이리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제 일이니 저만이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하지만 그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알았어요.

혼자였다면 분명히 전 무너지고 죽어버렸을 거예요.

뜻을 같이하며 손을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주신 마음은 제게 아주 큰 용기가 되었습니다.

부당함에 용기 내서 소리 내주심에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내주신 목소리에서 지지 않고

강하게 살아갈 이유를 보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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