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경태/ 한겨레21 편집장 k21@hani.co.kr
안중근과 황우석은 닮았습니까?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애국자’라는 세 글자를 쳐보았습니다. ‘안중근’이라는 이름이 가장 먼저 뜹니다.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 속의 애국자로 평가받습니다. 이에 비해 황우석은 2005년 11월 이른바 ‘애국주의자’ 네티즌들의 호위를 가장 뜨겁게 받는 인물입니다. 황우석은 테러가 아닌 과학으로 승부합니다. 여기서 난센스 퀴즈 하나! 그렇다면 두 사람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음………안중근은 ‘의사’이고 황우석은 ‘수의사’입니다.
‘애국’이란 말은 사실 알맹이가 없습니다. ‘자기 나라를 사랑한다’는 잣대는 너무 편의적입니다. 결국 ‘애국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무지막지하게 거대한 담론입니다. 헷갈리기도 합니다. 황우석 교수를 감싸면 애국자고, 비판하면 매국노일까요. 그의 윤리 문제를 제기한 문화방송
애국주의 네티즌들도 역공격을 당합니다. <한겨레>는 11월26일치 1면에서 ‘일그러진 애국주의’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하지만 ‘일그러진’이라는 수식은 불필요해 보입니다. ‘애국주의’는 그 자체로 이미 반이성적 가치를 담고 있는 게 아닐까요. “우리나라가 젤 잘났고, 우리나라만 잘돼야 한다”는 유치한 환상과 신념은 아닐까요. ‘애국’이란 단어에조차 정나미가 떨어집니다. 누군가 <한겨레21>을 ‘애국언론’이라 칭한다면 최대의 모욕이 될 듯 합니다.
화제를 돌려 낯뜨거운 자랑 좀 하겠습니다. <한겨레21>은 지난 11월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위원장 신학림)이 주는 제15회 민주언론상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상패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은 사회 이슈에 대한 지속적인 심층 보도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확장시켰음은 물론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양심적 병역 거부, 우토로 돕기, 한센인 실태 등의 기사로 인권과 평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를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함으로써 민주언론 실천에 기여한 바가 크므로 그 공적을 기려 이 상을 드립니다.”
<한겨레21>이 애국주의에 찌든 언론이었다면 감히 이런 상을 못 받았을 거라 믿습니다.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이나 양심적 병역 거부에 관한 보도는 ‘대한민국 애국자’들의 엄청난 항의에 시달린 사안들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애국주의 하지 말라는 것으로 이 상의 뜻을 새기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호 표지이야기도 애국주의를 까는 내용입니다. 프랑스 애국주의 만만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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