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제1223호)는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 서민의 버팀목이 되고자 했던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마지막 길을 함께 배웅하는 기사들로 꾸몄다. 표지에도 첼로를 켜던 노 의원의 모습을 흑백으로 담았다. 노 의원이 남긴 정치적, 인간적 발자취와 정신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한 이승준 기자를 모셨다.
은 보통 월요일 오전 11시께 회의를 해 이번주에 무엇을 다룰지 논의한다. 7월23일 월요일 오전 회의에 앞서 노회찬 의원이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 속보가 떴다. 다들 당혹한 상태에서 회의에 들어갔다. 원래는 을들을 위한 법안을 표지이야기로 쓰기로 했다. 하지만 회의 뒤 회사 다른 동료들을 만날 때마다 “노회찬 의원 표지기사를 준비하고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모두가 같은 고민을 했다. 다음날 표지 계획을 바꿨다.
원래 취재원, 특히 정치인에겐 감정이입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냉정함을 유지하려 했지만 평소 고인이 대변하던 장애인, 노동자,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만나고 그들이 기억하는 노회찬을 재구성하며 안타까움이 커졌다. 빈소를 찾아갈 때마다 길게 이어진 추모 행렬을 보며 “이 슬픔의 정체는 무엇인가”라는 고민도 했다. (곽효원 교육연수생이 촬영한) 국회 청소 노동자들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영상을 보고 가장 마음이 아팠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 달리 수줍음이 많은 분이었다. 사석에서는 유머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식사 자리에서 요리 얘기를 했던 게 생각난다. 생선찜 만드는 방법을 구수하게 설명했다. 그때 그의 밝은 표정만 기억나고 조리법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3·8 세계 여성의 날마다 국회 청소 노동자들과 국회 기자실을 찾아와 여기자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하던 모습도 떠오른다.
원래는 고인의 얼굴에 포커스를 맞춘 사진들이 후보에 올랐다. 그런데 ‘모든 국민이 악기 하나쯤은 연주할 수 있는 나라’를 꿈꿨던 고인의 말이 생각났다. 첼로를 켜는 사진이 없을까 찾다가 흑백의 이 사진을 찾았다. 예전에 그를 다룬 책에 실린 사진으로, 이상엽 사진작가의 작품이다. ‘독자편집위원회 3.0’에 3개의 표지 후보를 놓고 독자들의 의견을 물었는데 이 사진이 반응이 가장 좋았다. 독자들이 정한 표지다.
취재하면서 가장 놀란 건 그가 우리 사회 을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약자들이 국회에 자신들의 문제를 호소하면 대부분 정치인은 그때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다. 노 의원은 정말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계속 듣고 있었다. 나는 닷새 동안 이어진 ‘슬픔의 행렬’ 뒤에는 이러한 그의 진면모가 자리잡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사람들은 그에게서 이상적인 정치인의 모습을 본 것이다. 남아 있는 이들, 특히 정치인들이 새겨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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