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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여당 대표가 과도 정부 운영? 초법적”“오직 탄핵만 피하겠다는 국민의힘 꼼수”

등록 2024-12-07 15:50 수정 2024-12-07 16:17
한덕수 국무총리와 긴급회동을 마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024년 12월7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돌아와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와 긴급회동을 마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024년 12월7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돌아와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윤석열 내란 사태 나흘 만에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이후 국민의힘이 2024년 12월7일 오후 5시로 예정된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부결하고 한동훈 대표 중심의 국정 운영 체제 전환을 노리고 있어 “현재 상황을 잘못 인식하고 오직 탄핵만 피하겠다는 꼼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2월7일 오전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면서도 “저의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비상 계엄 내란 이후 윤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 얼굴을 내밀고 사과한 것은 처음인데, 이후 상황을 국회가 아니라 ‘우리 당’(국민의힘)에 일임하겠다고 밝힌 게 눈길을 끌었다.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의 담화 직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을 당에 일임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정상적인 임무 수행은 불가능한 상황이고 대통령의 조기 퇴진은 불가피하다”며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최선의 방식을 논의하고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하면서도 전날 국민의힘이 의원총회에서 결정한 ‘탄핵안 부결’이라는 당론을 바꾸겠다는 의지는 밝히지 않고 여당 중심으로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잡겠다고 밝힌 것이다.

한 대표는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나 1시간 20분 동안 악화한 민심과 국정 수습책을 논의했다. 한 대표는 한 총리에게 “민생 경제와 국정 상황에 대해 총리께서 더 세심하고 안정되게 챙겨주셔서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고, 한 총리는 “앞으로 당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민생 경제를 잘 챙기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윤 대통령을 탄핵시키지 않고 2선에서 직무를 수행하지 않도록 조처하고, 한 대표가 국민의힘 중심으로 정부와 국정을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직무가 정지되지 않는 대통령이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예상할 수 없고, 그런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현 상황을 안정화시킬 명분과 능력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수민 정치평론가(전 구미시의원)는 한겨레21에 “대한민국이 일당 독재 국가도 아닌데 대통령이 마음대로 정국 안정을 당에 넘겨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윤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서 스스로 대통령이기를 포기하고 국민의힘 총비서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한덕수 총리와 한동훈 대표가 정국 수습 방안을 논의했는데, 이들이 당정 협의로 국정을 꾸려나가는 것과 대통령 탄핵은 별개로 진행돼야 하는 것이다. 총리와 장관 해임 권한을 다 갖고 있는 윤 대통령은 결국 탄핵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석준 출판&연구집단 산현재 기획위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 (SNS )에 쓴 글에서 “자기 계파 의원이 20여 명 밖에 안되는 108석 소수 여당의 대표가 초법적으로 과도 정부를 운영하겠다는 것은 혼란의 불구덩이로 들어가겠다는 것 ”이라며 “지금 국민의힘 논리는 ‘탄핵은 혼란이고, 한동훈 정국 운영은 안정’이라는 도식인데 진실은 정반대다 . 탄핵이야말로 헌법에 따른 , 유일하게 남은 제도적 선택지 ”라고 비판했다 .

탄핵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선 국민의힘에서 8명의 의원이 당론에 반대하고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탄핵안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은 안철수 의원 한명이다.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가장 먼저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고 밝혔던 친한동훈계 조경태 의원은 12월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는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이야기했으니, 그 로드맵을 빨리 한 대표가 짜야 된다고 (의총에서) 얘기했다”며 “(탄핵에 반대하는) 한 대표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질서 있는 조기 퇴진에 방점을 두면 좋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내란이라는 위헌·위법한 일을 저질렀음에도 국민의힘이 ‘탄핵’을 망설이는 것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트라우마’ 때문이다. 과거 박근혜의 탄핵을 주도했던 새누리당 일부 계파가 ‘바른정당’으로 분당하면서 내부 분열을 겪었던 국민의힘이 당시와 같은 분열만은 피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도 국민의힘이 5년 만에 대권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당시 탄핵을 통해 국민 앞에 사실상 사죄한 것 덕분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수민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은 박근혜 탄핵 당시와 지금의 윤석열 내란 사태를 동일하게 보고 있는거 같은데, 윤 대통령의 혐의는 내란죄 현행범으로 죄질이 전혀 다른 상황”이라며 “(탄핵이 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선거가 없어서 안이하게 판단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국민의힘이 이번에 탄핵안을 부결시켜도 소수의 고정 지지층만 지키고, 나머지 민심은 모두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은 12월7일 탄핵안이 부결되면 재차 임시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날 오후 5시로 예정된 국회 표결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부결될 경우 12월11일 개회하는 임시국회에서 즉각 탄핵소추안 재의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윤 대통령이 탄핵 소추될 때까지 탄핵안 발의부터 처리까지 일주일 단위로 쪼개서 탄핵을 거듭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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