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언론 매체와 민주주의 연구소 등이 잇따라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024년 4월10일 프랑스 신문 <르몽드>는 4·10 총선 소식을 전하며 한국의 민주주의 기반이 약화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르몽드>는 ‘정권에 의해 법치주의가 위협받는 한국'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후보자들에 대한 하명식 수사, 언론 장악 등 한국의 선거 운동이 극도의 긴장 속에 진행됐다. 이것은 포퓰리즘적, 더 나아가 독재적 성향의 정부에 의해 민주주의가 약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한국의 총선 개표 전 보도됐다.
<르몽드>는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논란을 사례로 들며 “(이를 보도한) 문화방송(MBC)에 대한 고발이 이뤄졌고, 법원은 2024년 1월 문화방송에 정정보도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르몽드>는 한국방송(KBS)의 경영진 교체와 이에 따른 사회자 변경도 언론 자유의 침해 사례로 들었다. 또 “윤 대통령은 이명박, 박근혜 전 정권의 관행을 따라 비판적인 언론인을 상대로 명예훼손 고소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2024년 3월7일 스웨덴 예테보리대학의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는 연례보고서 ‘민주주의 리포트 2024’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를 179개 나라 가운데 47위로 평가했다. 한국은 2019년 18위, 2020~2021년 17위, 2022년 28위로 최상위권 국가였으나, 이번에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특히 이 보고서는 한국을 ‘독재화’가 진행 중인 42개국 가운데 하나로 분류했다. 한국은 자유 민주주의 최상위 그룹(32개국)에 속한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독재화가 진행 중인 나라에 포함됐다.
이 보고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 정부 인사들을 처벌하기 위해 강압적인 조처를 취하고, 성 평등을 공격하면서 한국의 자유 민주주의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 인사를 처벌하기 위해 경찰, 검찰, 감사원 등을 동원하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한다는 점 등이 이유였다. 또 비판적 언론 매체에 대한 정부의 검열, 매체의 자기 검열, 기자에 대한 탄압 등 언론과 표현의 자유 위축도 이런 결과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는 전 세계 42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해 세계 각국의 선거 공정성, 언론 자유, 사법부 독립, 성 평등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거·자유·참여·숙의·평등 민주주의 지수를 매년 발표한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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