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녹색당, 2024정치개혁공동행동 등이 2023년 1월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다양한 정치적 결사체가 성립되고 활동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행 정당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지금이 소수정당 국회 입성 바랄 때인가?”
제1448호 표지이야기 ‘중대선거구제, 다 알면서 안 한다’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에 ‘중대선거구제’ 운을 뗀 가운데, 2022년 ‘중대선거구제 시범실시 지역’이었던 한 선거구에 찾아갔습니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한 선거구당 3∼5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했더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선거에 출마했던 사람들의 토로는 한결같았습니다. “한 정당이 한 선거구에 여러 후보를 내는 복수공천 때문에 중대선거구제를 해도 소수정당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겁니다. 거대 양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한다고 해놓고 ‘위성정당’을 만들었듯, 중대선거구제를 한다고 해놓고 복수공천을 했습니다. 3명을 뽑는 선거구에 한 정당이 후보 3명을 내버리면 다당제를 도저히 유도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 기사에는 사실 대전제가 있습니다. ‘다당제가 좋다’는 전제입니다. 댓글은 그런 전제에 의문을 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거대 양당이 대립하는 지금의 국회가 형편없는가. 소수정당 후보가 당선되는 게 좋은 일인가. 다당제가 되면 세상이 좋아지나.
독자 여러분은 지금 우리 정치에서 개혁해야 할 일순위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공천? 비례대표? 선거구? 사람마다 생각하는 우선순위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평범한 시민으로서 한 가지 염원이 있습니다. 선거 때마다 ‘지지할 정당이 없다. 뽑고 싶은 후보가 없다’는 고민을 덜어내는 것입니다.
저만의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박다해 기자가 쓴 ‘누리기 어려운 자유, 정당 만들 자유’ 기사를 보면, 우리 국민 4명 중 1명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답니다. 이 무당층 비율이 최근 6개월 동안 2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소수정당이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정파적으로 양극화된 정치세력 속에, 다양한 가치와 이념을 반영할 신생 정당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생 정당이 나오는 것 자체도 어렵지만, 나와도 의회 진입이 어렵습니다.
네덜란드 하원 150석을 구성하는 의원들의 소속 정당은 무려 ‘17개’라고 합니다. 이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우리도 다양한 민의를 반영할 새 정당이 몇 개쯤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선거개혁과 관련해 국회가 온통 ‘선거구’ ‘국회의원 수’ ‘비례대표’에 신경이 쏠려있는 이때 ‘정당 만들 자유’도 좀 논의하면 어떨까요.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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