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에서 떨어진 채 해양환경에 적응해 생활하는 바닷새는 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해마다 동해로 날아와 겨울을 나는 진객을 찾아 선상 탐조에 나섰다. 2024년 2월29일 오전 동해 최북단 강원도 고성 대진항에서 5t급 문어잡이 배 장성호에 몸을 실었다.
낮 기온이 영상 7도까지 오른다 했지만, 빠른 속도로 파도를 가르는 뱃전에서 느끼는 겨울 바닷바람은 차고 매서웠다. 처음 만난 새는 바다쇠오리. 통통한 몸집에 작은 부리가 마치 바다에 떠다니는 작은 펭귄 같다. 바다에서 무리를 지어 사냥하는 종이다. 최근 어망에 걸리거나 폐유에 의한 기름 오염으로 개체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
파도 높이 1.5m로 겨울 바다치고는 호수처럼 잔잔하다고 했지만, 흔들리는 배에서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로 새에게 초점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았다. 출렁이는 파도 너머로 겨울 진객 큰논병아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겨울에는 좀체 연안으로 가까이 오지 않아 뭍에서는 까마득히 멀게 보이던 새다. 선박 엔진 소리에 놀랐는지 쉽게 거리를 주지 않는다. 덩치가 작은 새들은 파도가 크게 출렁이지 않는 날에도 파도에 가려 보이다 안 보이다 했다. 한참을 관찰하다보면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워 멀미가 날 정도였다.
이날 본 새는 대표적 잠수성 바닷새인 큰회색머리아비를 포함해 흰수염바다오리, 흰줄박이오리, 바다비오리가 있었다. 뭍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뿔논병아리, 검은목논병아리, 큰재갈매기와 쇠가마우지도 탐조 목록에 추가했다. 대진항을 나와 육지에서 1.6㎞ 떨어진 바다까지 나가 3시간 정도 둘러본 이번 탐조에서 흰눈썹바다오리나 검둥오리, 검둥오리사촌은 만나지 못했다. 모두 먼바다에서나 어울릴 법한 외모로 바다 한가운데서 보고 싶었던 새들이다.
고성(강원)=사진·글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4~6 독특한 모습의 바닷새 흰수염바다오리, 흰눈썹바다오리와 큰회색머리아비(한종현 버딩투어코리아 대표 제공).
7 대진항에서 만난 바다비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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