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동두천시 광암동 ‘캠프 호비’ 주변 아파트 들머리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
‘동두천’ 하면 주한미군기지가 떠오른다. 과거엔 여러 미군부대가 주둔해 미군을 상대로 상권이 발달했던 곳이다. 지금은 그 부대들이 대부분 경기도 평택으로 옮겨가 동두천에서 미군을 보기 쉽지 않다. 미군의 발길이 분주히 이어지던 미2사단 인근 보산동과 생연동의 양키시장에는 적막감이 돈다.
양키시장에서 선친 때부터 미군 관련 물품을 팔고 있는 ‘최씨네’의 사장님은 “기억이 있을 때부터 여기는 양키시장으로 불렸어요. 한국전쟁 직후부터 그렇게 불렸을 거라 짐작합니다”라고 말했다. 미군이 떠나고 캠핑족·군용물품 애호가가 많이 찾아오냐 물으니, “그렇지도 않아요. 누가 여기까지 오겠어요. 인터넷으로 다 살 수 있는데…. 거의 손님이 없어요”라고 답한다. 100여m 이어진 양키시장 골목에는, 최씨네처럼 미군 물품을 진열해놓고 파는 가게 예닐곱 곳만 문을 열었을 뿐 대부분 문을 닫았다.
보산동 사정은 좀 나을까? ‘동두천 외국인 관광특구’란 간판이 크게 세워진 보산동은 한때 외출 나온 미군들의 씀씀이로 술렁대던 대표적인 기지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낮에도 미군은 물론 한국인 손님도 만날 수 없었다.
한국군이 포병여단을 대체할 때까지 이전이 미뤄진 동두천시 광암동 ‘캠프 호비’ 들머리의 아파트는 동두천 지역의 현재 상황을 잘 보여준다. 아파트 출입문엔 쓰레기가 쌓여 있다. 버려진 곳처럼 보이지만 아직 몇 가구가 살고 있다. 택배기사에게 물으니 “세 개 동 중 두 동은 완전 폐가이고, 한 동에만 몇 가구가 거주해 계속 배달을 옵니다”라고 말한다.
경기 북부에 주둔한 미2사단을 평택으로 재배치하는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협정’이 2002년 발효됐다. 경기 북부에 주둔한 미군 대부분이 평택으로 떠났고, 그들이 떠난 자리는 갈수록 쇠락하고 있다.

동두천시 생연동 양키시장의 미군 물품 가게. 주한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물자를 거래하던 양키시장에 손님의 발길이 끊겼다.

미군을 상대로 한 술집과 클럽이 번성했던 동두천시 보산동 거리가 인적이 끊겨 썰렁한 모습이다.
동두천=사진·글 박승화 선임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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