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 노동자 김수경씨(왼쪽)와 한상균씨가 2022년 12월17일 경기도 평택시 장당노동자복지회관에서 열린 정년퇴임식에서 끌어안고 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 김수경과 한상균이 정년퇴직했다.
한상균은 2009년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77일간 파업으로 3년간 옥살이했다. 2012년 출소 뒤에는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171일간 송전탑 고공농성을 벌였다. 2014년 12월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됐고,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또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20년 5월, 해고자 중 마지막으로 복직했다.
1989년 쌍용차에 입사한 김수경은 2009년 6월 해고 뒤 2017년 4월 복직할 때까지 버섯공장과 건설현장 노동자, 보험설계사, 공공근로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 해고자 시절 거리에서 마주치면 늘 편안한 웃음을 지어 보이던 그는 “진정한 노동해방은 정년을 맞는 것”이라 농담하곤 했다. 2022년 12월17일 열린 퇴임식에서 후배들이 “노동해방을 축하한다”고 말하자 “20년은 더 할 수 있는데 강제로 해방되는 거야”라며 주먹을 내밀어 보였다. 2014년 11월 대법원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소송을 기각해 해고노동자들이 모두 고개를 떨군 채 울고 있을 때 “내가 제일 형님이야. 맏이는 울면 안 돼”라며 버티던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동료들이 준비한 감사패에는 “큰 나무 같은 넉넉함과 흔들리지 않는 뚝심으로 노동자의 삶을 이어오셨습니다. 천진난만한 웃음과 굳은 의지로 후배들의 든든한 본보기가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를 가득 담아 전달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졌다.
김수경은 “쌍용차 투쟁에 함께한 수많은 연대를 결코 잊을 수 없다. 요즘 같은 노동환경에서 정년을 맞는 것이 의미가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새로운 기대와 다짐으로 동지들과 계속 함께하겠다…. 투쟁에는 정년이 없다”는 퇴임사를 남겼다.

2017년 다른 동료들보다 먼저 복직한 김수경씨는 동료들이 복직할 때마다 펼침막이나 꽃을 들고 그들을 맞이했다.

김수경씨가 해고 중이던 2014년 9월30일 동료들과 함께 쌍용차 공장 정문에서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사진·글 박승화 선임기자 eyeshoot@hani.co.kr
*박승화 선임기자가 느리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주위의 모습을 사진과 글로 남기는 칼럼을 4주마다 한 번씩 연재합니다. 사진관에 걸린 사진처럼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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